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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국방과 무기

“모든 것이 불 타버릴 것”…또다시 핵 위협 나선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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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최측근, “핵 사용 포함한 보복 부를 것”

크림반도까지 공격 가능한 미사일 제공에 맞선 경고


한겨레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헤르손주 전선에서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미국이 이 무기보다 사거리가 2배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 계획을 발표하자, 러시아가 핵을 포함한 보복 공격을 경고하고 나섰다. 헤르손/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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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2014년 3월 강제병합한 크림반도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 또 다시 핵 사용을 암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4일(현지시각) 공개된 현지 언론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 무기 지원이 핵 사용까지 확대될 수 있는 보복 공격을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크림반도나 러시아 국내를 공격할 경우의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위협의 성격에 맞춰 모든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대응은 핵 억제 기본 원칙 등 러시아의 교리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 아래 있는 모든 것이 불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 2020년 6월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러시아연방의 핵억제 정책에 관한 기본 원칙’은 핵무기 사용 조건으로 △적군이 러시아 영토 또는 동맹국에 핵무기나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할 경우 △러시아 공격용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한 경우 △러시아의 핵심 시설이 공격 당해 핵전력 대응 행동이 약화될 경우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 공격을 당해 존립 위험에 직면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푸틴 최측근 중 강경파로 꼽히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크림반도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러시아 점령지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 계획을 밝힌 뒤 나왔다. 푸틴 대통령도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을 서방의 위협에 맞선 국가 존립 시도로 묘사해왔으며, 지난 2일에는 미국 등의 추가 무기 지원에 대해 “우리는 대응할 수단이 있다. 대응은 장갑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미국 국방부는 앞선 3일 사거리 150㎞에 이르는 유도 폭탄인 ‘지상 발사형 소구경 폭탄’(GLSDB)를 포함한 21억7500만달러(약 2조72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온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의 사거리는 80㎞ 정도다. 우크라이나군이 이 유도 폭탄을 확보하게 될 경우,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러시아 보급로 타격이나 크림반도에 대한 직접 공격이 가능해진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새로 지원하는 무기가 “방어 작전을 수행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탈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이 미사일로 크림반도를 공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계획 문제라면, 분명히 그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미 국방부와 무기 제조 업체인 보잉사는 이 유도 폭탄을 언제 우크라이나군에 넘겨줄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첫 지원 무기 인도까지 9개월 정도는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올해 봄 우크라이나에 지대공 중거리 방공시스템(MAMBA)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적 논의를 마쳤다고 프랑스 국방부가 3일 밝혔다. 국방부는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가 주요 영토 전반에서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전투기 공격을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나라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한번에 10개의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는 유럽 유일의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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