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발급되는 신용카드. 연합뉴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카드사들이 20%에 육박하는 고금리 신용대출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무이자 할부 기간 축소 등 고객 서비스를 대폭 줄였다. 인플레이션을 틈타 금융권이 과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신용대출 평균금리 상위 4개사는 삼성카드(17.70%), 신한카드(16.21%), KB국민카드(14.42%), 비씨카드(13.04%)다.

전월과 비교하면 삼성카드는 0.14%포인트 올랐으며 비씨카드도 0.05%포인트 상승했다.

우량고객(신용점수가 900점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삼성카드가 15.07%, 비씨카드가 12.42%, 국민카드가 11.20%, 신한카드가 11.08%로 10%대를 넘겼다.

카드사의 신용대출 상품별로 보면 단기 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의 평균 금리는 우리카드가 19.43%에 달해 법정 최고 금리(2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그 외 국민카드 18.45%, 삼성카드·하나카드 17.96%, 롯데카드 17.80%, 신한카드 17.70%, 비씨카드 17.30% 순이다.

매달 신용카드 대금을 나눠 갚는 결제성 리볼빙의 평균 금리는 우리카드가 18.35%, 롯데카드 17.82%, 국민카드가 17.33%, 현대카드가 17.21%에 달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되 나머지 결제액은 일부 이자를 부담하면서 다음 결제 때 대금을 상환하는 제도로 이용자 중 다수가 경제적 취약 계층이다.

장기 카드 대출인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우리카드가 16.36%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가 15.66%, 신한카드가 15.03%, 롯데카드가 15.02%로 15%가 넘는 금리가 적용됐다.

카드사들은 고금리 신용대출을 지속하면서도 자금난 등을 이유로 고객의 이용 한도 및 무이자 할부 기간 축소, 기존 카드 상품 폐지 등 고객 서비스를 줄줄이 줄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 카드사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어 불경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따른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받았고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도 실적 호조로 지난해보다 많은 성과급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3분기 전체 카드사의 당기 순이익은 2조2787억원이다. 업체별로는 신한카드가 5633억원으로 최대 수익을 낸 가운데 삼성카드는 4543억원, 국민카드가 3417억원, 롯데카드가 2586억원, 현대카드가 210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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