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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배당 늘리고 멀티 프로듀싱 도입하는 SM… 하이브·YG·JYP도 시동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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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입김 커지는 엔터업계]①

SM, 이수만 없는 멀티체제 도입

"3년간 순이익 20% 주주 환원"

'소액주주 지분율 최저' 하이브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공식화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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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최근 상장사 주주권 강화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산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가 행동주의펀드 대표를 사외이사로 등재하고 향후 3년간 별도 순이익 20%를 주주 환원, 나아가 기존 이수만 체제에서 멀티 레이블 체제로 박차를 가하는 만큼 나머지 대형 3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올해 엔터업계 대형 4개사(하이브·SM·JYP·YG)의 주가 평균 상승률은 10%를 웃돌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해당 기업들의 올해 주가 평균 상승률은 14.79%로 집계됐고 YG엔터(#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2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이브(#하이브)가 12.7%, SM엔터(#에스엠) 18.6%, JYP엔터(#JYP Ent.)가 7.37%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 엔터업계에 불고 있는 주주친화 행보 움직임은 이 같은 투자심리 개선의 주 배경으로 꼽힌다. SM엔터는 지난 20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수용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라이크기획을 대신할 멀티 프로듀싱 체제 도입, 향후 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게 골자다. SM엔터는 이같은 내용을 수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의결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엔터기업, 주주환원책 등 친화 행보→창업주에 쏠린 지배구조 개선하나

이처럼 발 빠른 지배구조 개선에는 소액주주 비중이 대형 4개사 중 가장 높은 SM엔터의 주주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엔터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지난해 분기보고서 기준 무려 70.5%에 달한다. JYP엔터가 63.2%로 뒤를 이었으며 YG엔터가 57.7%로 과반이 넘었다. 반면 시가 총액이 8조원에 달하는 대장주 하이브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32.9%로 가장 낮았다.

그간 엔터산업은 대부분 사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창업자에 해당하는 대표 프로듀서에 회사 권한과 지배구조가 집중됐다. 나아가서는 과거 SM엔터의 라이크기획 일감 몰아주기 사례 같은 경영 형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 이들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이수만 씨가 18.4%, 양현석 16.9%, 박진영 15.2% 순이다. 하이브의 방시혁 씨는 31.8%로 가장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들에게 집중된 경영권은 회사 실적과 전망에 좋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사가 JYP엔터에 대해 첫 투자의견을 개진한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는 JYP 노래에 JYP가 사라졌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노래 퀄리티가 아닌 속도의 문제로 모든 프로듀싱을 JYP(박진영)가 하다 보니 가수들의 복귀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실적 개선이 빠르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와이스를 통해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10배 이상의 주가 상승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지배구조 개선 서두른 SM, 실적 전망 가장 밝아…발표 앞둔 하이브도 기대감↑

SM엔터는 주주에게 순이익 배분 비율을 명시함과 동시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독점 프로듀싱 체제를 내려놨다. 지난 3일 SM엔터는 SM 3.0시대를 열고 이수만 체제에서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5개 제작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 도입이 핵심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선 한 명에게 집중된 회사 경영권을 분산하는 동시에 경영과 소유의 이원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더욱 기대되는 부분은 대장주인 하이브 역시 주주 배당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연예기획사 중 유일하게 주주 배당을 하고 있지 않던 하이브 측은 지난해 11월 “2023년 초엔 자기주식 매입과 배당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책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하이브는 앞서 언급했듯이 대형 4개사 중 소액주주 지분율이 30%대로 가장 낮다. 그런데도 주주 환원책을 공식화한 만큼 향후 YG엔터와 JYP엔터의 주주 환원책에도 관심이 몰린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터 대형사들의 올해 실적 전망은 평균 21.4% 증가할 것으로 예상,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들 영업이익이 10%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비교적 타 산업 대비 경기 흐름과 무관한 산업 구조가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SM엔터의 실적 예상 증가율이 36.8%로 가장 높았다. 이어 YG엔터가 34.08%, JYP엔터가 2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이브의 경우 방탄소년단(BTS) 입대 이슈로 9.7%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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