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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신없이 가격 올리던 테슬라, 이번엔 내렸다…지금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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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14% 가격 인하…먼저 내렸던 中·獨에선 판매량↑

"판매량 늘어나겠지만…중고차 값 떨어지면 자신 찌르는 칼 될 수도"

뉴스1

17일 서울시내 한 빌딩 테슬라 충전구역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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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미국·유럽·중국 시장 등에서 할인 판매 전략을 펴던 테슬라가 국내서도 최대 14%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가'라는 비판이 따를 만큼 여러차례 가격을 올리고, 아이오닉5 등 연이은 경쟁자의 등장으로 지난해 판매량은 주춤했지만, 할인 전략을 통해 국내 판매량도 다시 뛰어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6일 테슬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는 모델3 기본 트림 가격은 6643만원에서 5990만원으로, 8817만원이던 모델3 퍼포먼스 가격도 7559만원으로 인하했다. 각각 5.5% 14.2% 저렴해졌다. 모델 Y 롱레인지도 8499만원에서 7789만원으로 8.3% 내렸고, 모델 Y 퍼포먼스도 9473만원에서 8269만원으로 12.7% 인하됐다.

지난해 테슬라는 수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2021년 말 모델 Y 롱레인지는 6999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월에는 9665만원까지 올렸다. 이후 지난달 6일 아시아·태평양 시장 가격을 일제히 인하하면서 모델 Y 롱레인지는 8499만원 수준으로 내렸는데, 이번에 한차례 더 가격을 인하한 것이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은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가격을 최대 19.7% 인하했다. 모델Y 롱레인지 4륜 구동 모델은 가격이 6만5990달러에서 5만2990달러로 내려왔다. 한화로 약 1600만원(1만3000달러) 수준의 할인이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10월에 이어 1월에도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13~24%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를 인용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월 6만6051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5만5796대) 판매량 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10% 늘었다.

유럽에서도 가격 인하로 판매량이 늘었다. 독일 연방 자동차 당국(KBA)에 따르면 독일 시장의 테슬라 1월 판매량은 4241대로 전년 동기(419대) 대비 10배 넘게 증가했다. 테슬라의 베를린 공장이 있는 독일에서는 지난달 차값을 최대 17%까지 인하했다.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는 수입 전기차 절대 강자이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활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모델3 7323대, 모델Y 7248대를 팔아 총 1만4571대를 판매했다. 전년도 1만7828대 판매에 비교하면 18.3% 내린 기록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2021년 출시에 이어 지난해 국내 첫 세단 전기차인 아이오닉6까지 출시되면서 테슬라의 판매량을 끌어내렸다.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폴스타의 폴스타2, 폭스바겐 ID.4, 메르세데스-벤츠의 EQ시리즈, BMW i시리즈 등 전기차 시장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넘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이미 앞선 가격 인상으로 프리미엄 차량이라는 인상을 준 상황에서 가격을 낮추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판매량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며 "일반 자동차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5~6% 수준인데, 테슬라는 20%대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다"고 봤다.

다만 이같은 가격 할인에도 언제 다시 가격이 바뀔지 몰라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테슬라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분류 규정 개정으로 보조금 대상 모델의 기준 상한액이 높아지자, 내렸던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을 1500달러 가량 다시 올려 5만4990달러로 책정했다. 전기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테슬라는 가격이 내려가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르면 언젠가 또 내릴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관망할 것 같다"는 촌평이 나온다.

김 교수는 "가격을 낮추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 이미 산 사람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잘못하면 쌓아올린 명품의 이미지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할인에 맞춰 중고차 가격이 너무 내리면 자신을 찌르는 칼이 될 수도 있어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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