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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유진룡 "대한민국 중심 종로의 미래에 문화적 가치 담아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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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미래도시위원장 맡아 주요정책 조언…"잔소리 하겠다"

연합뉴스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유진룡 서울 종로구 미래도시위원회 위원장
[종로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종로는 대한민국의 중심이죠. 제 삶의 거의 모든 시기를 종로에서 보내기도 했고요. 종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같이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종로구 미래도시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유진룡(67)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달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로구의 미래에 우리가 원하는 문화적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잔소리'를 좀 하려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종로구 미래도시위원회는 민선 8기 미래지향적 중장기 도시발전 방안과 각 분야 정책 수립의 중추적 자문기구 역할을 하는 위원회로 작년 12월 출범했다. 유 위원장을 비롯해 정책 전문가, 원로, 주민 대표 등 50명으로 구성됐고 2026년 말까지 활동한다.

국민대 행정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유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은 종로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종로구는 유 위원장의 주 활동 무대였다고 했다. 인접한 중구 정동에 있던 배재중과 서울고에서 학창 시절을 지냈고 1979년 문화공보부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종로에서 보냈다.

종로를 '고향'이라고 표현한 그는 "공무원을 하면서 평생 많은 은혜와 혜택을 사회로부터 받았기에 살면서 대가 없이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종로구가) 도움을 요청했고, 그 도움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수락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위원장직을 수락한) 이면에는 정문헌 구청장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사실 정치인을 안 좋아하는데, 정문헌이란 사람은 예전부터 가끔 만나 이야기해보면 상당히 진지하고 '사기 칠'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구청장이 되고 종로구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생각이 참 괜찮아 저도 어떤 일이든지 돕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유진룡 서울 종로구 미래도시위원회 위원장
[종로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종로구 미래도시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솔직히 하나는 정 구청장의 정책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핵심은 종로구가 발전해나가는 구석구석에 문화를 담아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종로구는 대학로 공연 인프라 재개발, 탑골공원의 시민공원화, 창신동 미래도시 프로젝트 등을 아우르는 문화관광벨트 조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 위원장은 탑골공원의 시민공원화에 특히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탑골공원은 조선의 고전적 수구 가치에서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최초로 주장한 백탑파(白塔派)가 활동하던 장소였다"며 "우리 사회가 새롭게 태어나고 정비된 계기가 된 그 문화적 가치를 다시 만들고 퍼뜨리는 중심지가 돼야 한다는 게 정 구청장의 생각이고,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구정 방향인 '종로 모던(modern)'에 대해선 "괜찮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문화이고 모든 면에서 문화적 가치가 빠지면 의미가 없다"고 평가하며 "정치 1번지가 아닌 역사·문화의 1번지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종로의 역사적·문화적 이야기를 풀어내고 개방과 혁신의 가치를 결합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청장 1기 임기인 4년 이내에 (결과물을) 보긴 힘들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전체적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위원장으로서) 구청장 업적 세우기를 위한 난개발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끝으로 한국 사회를 향한 애정 섞인 쓴소리도 전했다.

그는 "물질적인 발전 속에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 그 가치를 다른 나라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우리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본다"며 "지향할 가치를 찾아 나가는 일을 공공부문에서 계속 고민해야 하고 종로구가 나서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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