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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피스앤칩스]반도체 생산 자동화 돕는 'OHT'…日 독주서 韓 제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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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레일 따라 웨이퍼 옮기는 OHT

삼성 평택캠퍼스 P1에만 1850여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산 OHT 쓴다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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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대학병원을 가보신 분들이라면 이 장비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천장에 레일을 두고 이동하는 박스 모양의 장비인데요, 병원에선 대차라 부른다고 합니다. 응급실과 채혈실 등에서 각종 검체나 혈액 등을 운반할 때 쓰인다고 하네요. 바쁘게 돌아가는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의 손발이 되는 셈입니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에도 이런 장비가 쓰입니다. 바로 웨이퍼이송장치(OHT)입니다. OHT는 얇은 원판인 웨이퍼에서 손톱 크기의 작은 반도체 칩이 탄생하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천장 레일을 따라 다니면서 웨이퍼를 담은 통(풉, FOUP)을 작업 단계에 맞춰 옮겨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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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내부 천장에서 레일을 따라 OHT가 이동하는 모습 / [사진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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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T가 단순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공장 자동화를 이끄는 핵심 장비입니다. 보통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수백 개 공정을 거치기에 이동 작업도 수십만 건 발생하는데요, 인간이 다 처리하려 했다면 필요한 노동력과 작업 시간이 엄청났을 겁니다.

작업량이 많은 만큼 공장에서 쓰이는 기기 수도 여럿입니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1라인(P1)에는 OHT가 1850여대나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한 대당 4000만원으로 중형차인 그랜저와 맞먹는다고 하네요. 속도는 초당 5m로 빠른 편입니다. 센서가 있어서 이동하는 OHT끼리 부딪칠 일은 없다고 합니다.

OHT는 본래 일본이 주름잡던 장비입니다. 일본 다이후쿠가 OHT 시장을 이끌었다고 하는데요, 다이후쿠의 매출 규모는 2021년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기준 5122억엔(약 4조8855억원)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대만 TSMC 등 굵직한 반도체 기업들을 모두 고객사로 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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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가 만든 OHT 제품. 웨이퍼 여러 장을 쌓아서 옮길 수 있도록 내부가 구성돼 있다. / [사진출처=세메스 홈페이지]


국내의 경우 다이후쿠 의존도가 높다가 몇 년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OHT 국산화 붐이 일면서 세메스와 에스에프에이 등 국내 업체들의 기술 개발이 이뤄진 겁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로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국산화 요구가 커진 점도 국산화 속도를 높였습니다.

현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국내 공장에서 국산 장비를 쓴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세메스에서 만든 OHT를 쓰고 있죠. 평택 캠퍼스 P1의 경우 세메스 OHT가 전량 공급됐다고 합니다. SK하이닉스도 국내 일부 공정에서 국산 OHT를 쓴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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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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