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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美 제재에 칩 장비 못사는 中, 기술 회복에 20년 걸릴 수도-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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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네덜란드·일본, 대중 장비수출 제합 합의

실리콘 칩 생산 15~20년 후 한계 상황 틈타 재진입 가능

뉴스1

2019년 4월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펠트호번에서 ASML 직원들이 반도체 노광장비의 최종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2019.04.0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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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제재로 인해 미국 뿐 아니라 네덜란드같은 다른 나라에서도 장비를 구입 못해 중국의 반도체칩 기술이 지연되고 이의 회복에 20년은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홍콩 사우스차니아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주 네덜란드 및 일본과 중국의 특정 첨단 칩 제조 장비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부과된 미국의 무역 제한 조치와 마찬가지로 이 규제는 중국이 고성능 칩을 공급받는 것은 물론 이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했다.

레슬리 우 대만 반도체산업 컨설턴트는 "미국·네덜란드·일본의 합의로 지난 2년간 중국 반도체 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해 의존해온 비(非)미국산 장비의 문이 공식적으로 닫혔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의 주요 타격 대상 중 하나는 강력한 컴퓨터 칩이 필요한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 부문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대화형 AI 등 인공지능 모델과 알고리즘 교육 프로그램 내장에 사용되는 엔비디아 A100과 H100 칩은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시장 수출이 금지됐다. 지난해 10월의 제재 이후에는 대만의 TSMC가 중국이 설계한 두 개의 AI 칩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고성능 칩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5~6배 뛴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미중 기술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은 미국이 아닌 공급자들에게 눈을 돌렸다. 2021년에만 중국 바이어들은 네덜란드 ASML 홀딩으로부터 21억7000만 달러(약 2조7146억원)어치의 칩 제조 장비를 사들였다. 기존에 네덜란드 정부의 금지령이 있었음에도 이뤄진 거래였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의 협정으로 더욱 제재가 강력해짐으로써 중국은 이제 반도체 장비 구입은 더욱 불가능해져 자급자족밖에 방법이 없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이 혼자의 기술로만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나간다면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불리한 출발을 하는 것인데다가 제재로 인해 더욱 뒤처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컨설턴트는 외국 기술이 없다면 중국 반도체 산업이 잃어버린 입지를 회복하고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최소 20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컨설턴트가 20년을 최소기간으로 잡은 이유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칩이 15~20여년간은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후 비실리콘 반도체나 양자컴퓨팅같은 새 기술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실리콘 칩 밀도 또는 집적 회로에 들어갈 수 있는 부품의 수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업계 주도 기업들이 한계에 가까워질수록 개선이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고, 이는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을 달성하고 미국의 제재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1조 위안(약 184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 컨설턴트는 중국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들인 반도체칩 자급자족 노력을 매우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는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수십 년간 해야 한다. 그렇게 투자해도 비현실적이어서 아무런 수익이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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