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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尹-安 예고된 '충돌'…안철수는 오늘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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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尹 "국정운영 방해꾼" 공세에 6일 일정중단

총선 공천권 사활건 전쟁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현주 기자] '3·8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공식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윤안연대(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 연대)' 발언으로 인해 대통령실과 정면충돌한 지 하루만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안 의원 간 잠재적 갈등이 수면 위로 분출된 모양새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양측간 샅바싸움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 의원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안 의원 일부 일정 순연은 상황 점검 및 정국 구상을 위해 조정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영우 안철수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정국구상을 위한 숨 고르기"라며 "경선이 너무 과열된 상황에서 정책비전 대결을 위한 구상을 더 세부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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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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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대통령실이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한 뒤, 안 의원이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하며 양측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선대위원장은 "여당의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의 협력과 일체감을 주장한다"면서 "안 후보도 대통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연대라는 표현을 한 것이다. 다른 뜻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정선거를 우려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해서 전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전날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안철수 의원이 (윤 대통령) 자신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몇 가지 언사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경고성 지적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선거 개입' 논란을 무릅쓰면서까지 안 후보를 견제하고 나선 배경에는 안 후보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을 대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논란을 비롯해 이태원 참사 과정에서의 대응 모두 안 의원은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뜻과 다른 입장을 보여왔다. 상황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입장과 달리, 당시 안 의원은 박순애 전 교육부총리, 윤희근 경찰청장 등 책임자들의 즉각적인 경질을 요구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정책적 지향점이 벌어진 게 발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실 출신의 여권 인사는 "정권 교체 과정에서 가장 먼저 다뤄야 할 안보에 있어서 (안 후보는) 과거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사실상 윤 정부 철학과 다른 길을 표명했다"며 "국정과제 모든 분야에 대해 조율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같은 간극이 반복되면 결국 정체성도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당 지도부와 대통령은 가장 가까운 국정 운영 파트너로서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서는 빨리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마찰 없이 윤 정부 국정과제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지도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탰다. 내년 총선이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로 치러지는 데다 집권 2년 차, 국정과제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는 시점에서 결이 다른 지도부와는 동행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만큼 전대 이후 집권여당의 권력 구도가 윤 대통령의 남은 국정운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서도 지난해 합당 이후 당내 기반을 마련해 차기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선 이번 당권 도전이 정치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측간 충돌은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간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비윤계 후보들은 이날 국회 앞에서 '윤핵관 퇴진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 후보 간 첫 합동 선거운동이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등이 한자리에 모여 '공천권을 100만 당원에게', '간신배 윤핵관 퇴진 도우미', '간 보지 않는 소신 정치' 등 피켓을 들고 시민과 당원들을 직접 만났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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