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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지금이 메모리 반도체의 바닥일까 [마켓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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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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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주력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데 수요는 따라주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들의 주가도 함께 출렁이고 있다. 6일 삼성전자는 6만2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8만94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감산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이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9% 줄어든 4조306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97% 급감했는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사업부가 적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라인을 재배치하고, 생산 효율화를 추진해 '자연적 감산'에 들어가겠다고 입장을 바꾼 이유다.

■ 반도체 양강의 주가= 그럼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어떻게 움직였을까. 아울러 주가가 오르내린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2일 5만5000원으로 시작했다. 같은달 27일에는 6만4600원으로 마감했지만, 31일에는 6만1800원으로 출렁였다. 2월 들어 삼성전자는 5일 6만3800원으로 뛰었고, 6일 6만20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월 3일 7만5600원으로 시작해 같은달 26일에는 9만2300원까지 뛰었다. 이 회사 주가도 2월 들어선 9만2000원대에서 8만9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 주가와 D램의 부진=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하락세를 탄 이유 중 하나는 메모리반도체 'D램'의 부진이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메모리는 다시 D램, 낸드플래시 등으로 분류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쓰인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과 제어 등 정보를 처리하는 브레인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프로세서(GPU),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이미지센서가 모두 시스템반도체다. 고가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설계와 제조가 분리돼 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공장이 없다는 의미로 팹리스(fabless), 설계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주문제작 하는 기업을 파운드리(foundry)라고 부른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강하게 연동한다. 메모리 반도체 주력 모델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CPU를 주력 모델로 삼아야 한다. 그래픽을 처리하거나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 등에 필수인 GPU에도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을 대거 탑재한다.

국내 회사는 바로 D램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성장해왔는데, 지난해 하반기 큰 폭의 매출 감소로 고생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도 크게 출렁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D램 시장 전체 매출은 175억4800만 달러로, 전 분기인 2분기의 249억8400만 달러에서 무려 29.8% 감소했다.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34.2% 감소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43.4%에서 40.6%로 2.8%포인트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도 전 분기 대비 25.3% 줄어든 52억46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점유율은 28.1%에서 29.9%로 1.8%포인트 상승했다.

또다른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가 31.0%로 1위, 일본 키옥시아가 21.0%로 2위, SK하이닉스가 18.0%로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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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론 vs 시기상조론=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단가는 지난해 4분기에 최대 25%, 올해 1분기에는 최대 18%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지난해 4분기 최대 25%, 올해 1분기 최대 15%가량 떨어진 듯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격 하락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주력모델을 신제품으로 교체한다는 신호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D램 주력 모델은 DDR4지만,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 DDR5가 비중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와 내년에 걸쳐 반도체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올해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 수요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옴디아는 올해 OTT 등 수요가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용 D램 시장도 939억5300만 기가비트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 D램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OTT 및 클라우드 사용량의 급증 때문이다. 이런 전망은 메모리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북미 빅테크 기업들이 서버 투자 계획을 축소 조정하면서 반도체 바닥을 가늠하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지난 3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북미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이 서버 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아마존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클라우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9%에서 4.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바닥을 때리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단 거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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