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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안철수 “윤핵관 표현 안쓸 것” 확전 자제…安측은 “토사구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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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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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 내부적으로 선거 슬로건과 캠프 운영 시스템을 새롭게 점검하는 시간을 갖겠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6일 통화에서 이날 오후 일정을 전격 취소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에 더해 대통령실까지 공세에 나서자 선거 전략을 새롭게 정비하겠다는 의미다.

안 의원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정국 구상을 위한 숨고르기”라고 했다. 안 의원은 전날(5일) 참모들과 회의를 가진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도 나 전 의원처럼 결국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안 의원 측은 “정책 대결로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태세다. 안 의원은 “7일 당권주자들이 참가하는 비전발표회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안 의원 측은 대통령실과의 확전은 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해겠다”고 했다. 당원 100%로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승산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연대를 뜻하는) ‘윤안 연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대신 안 의원 측은 당 개혁 방안, 총선 승리 복안 등을 집중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안 의원은 계속해서 자신을 겨냥한 대통령실 관계자의 익명 발언이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는 “당내 경선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정말 법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했다. 안 의원 측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위해 탈당한 대통령실 참모들이 전당대회 사안을 거론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안 의원 측은 대통령실이 김기현 의원이 아닌 안 의원만 문제 삼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의원은 “섭섭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김 의원 측도 ‘윤석열 대통령과 일체다’,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은 100% 김 의원에 있다’고 방송에서까지 이야기 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문병호 최고위원 후보는 “안 의원은 현 정권에 대해 대단히 협력하고 앞으로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며 “이것은 토사구팽”이라고 성토했다.

일부 친윤 의원들은 안 의원의 후보직 사퇴까지 몰아붙일 태세다. 김 의원도 이날 안 의원이 2012년 MBC, 2017년 KBS 파업 현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안 의원은 언론노조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입장 표명에 주저하거나 회피로 일관한다면 전당대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안 의원은 통화에서 “저는 후보 단일화해서 정권교체를 이룬 사람인데 무슨 10년 전 것을 이야기 하고 그러느냐”고 응수했다.

여권 관계자는 “여전히 안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어 친윤 진영이 쉽게 공세를 접을 것 같지 않다”며 “10일 발표되는 전국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컷오프(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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