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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北김영철, 2019년 김성태에 친서… 그 뒤 이재명 명의 편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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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쌍방울 대북 송금 , 이재명·경기도와 관련 없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북한에 스마트팜 사업비용으로 500만 달러를 보낸 후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조선일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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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김 전 회장이 2019년 5월 12일 중국 단둥에서 북한의 민간부문 경제협력을 담당하는 단체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경제협력 합의서를 작성하고 김영철로부터 ‘앞으로 경제 협력에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친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지휘한 정찰총국장 출신이다. 당시 쌍방울은 민경련과 북한의 지하 자원 개발 협력 사업, 관광지 및 도시 개발 사업, 물류 유통 사업, 자연 에네르기(에너지) 조성 사업, 철도 건설 관련 사업, 농축수산 협력 사업 등 6개 분야 관련 우선 사업권을 취득하고 그 대가를 추후 지급하기로 하는 경협 합의서를 작성했다.

김 전 회장은 김영철 친서를 받은 다음 중국 출장에 동행했던 쌍방울 임직원들에게 읽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앞서 2019년 1월과 4월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명목으로 북 측에 500만 달러를 건넸다. 5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낸 직후인 그해 5월 김영철로부터 친서를 받은 것이다.

경기도도 2019년 5월 말 이재명 당시 도지사 명의로 김영철에게 편지 형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문에는 농촌 복합 시범 마을 사업 등을 함께 추진하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 공문 초안에는 경기도 경제 시찰단을 북한에 초청해 달라는 내용이 들어갔다가 최종본에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경기도와 대북교류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공동 개최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대남공작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보위성) 소속 리호남을 만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경기지사)가 다음 대선을 위해 방북을 원하니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리호남이 “방북하려면 벤츠도 필요하고 헬리콥터도 띄워야 한다”며 돈을 요구하자, 김 전 회장은 2019년 11~12월 북 측에 추가로 300만 달러를 보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대북 송금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화영(구속)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나와 이재명 대표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마디로 최근 김성태와 쌍방울의 대북 송금과 관련해 나와 이재명 대표, 경기도에 대한 모든 보도는 허위 사실이고 가짜뉴스”라며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루어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위해서 쌍방울이 북한에 금전을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대북 송금이 필요한 경기도의 어떠한 대북 활동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출석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재판 도중 검찰 측으로부터 변호인을 통해 출석 요구를 받았다”며 “변호인이 재판 일정상 출석 요구일을 변경해달라고 한 것이 전부다. 변호인 출석이 가능한 날에는 검찰에 출석할 것이라는 서면 의견까지 제출했다”고 밝혔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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