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강준만 "김어준은 한국 정치를 타락시킨 정치 무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방송인 김어준씨. TBS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팬덤 정치를 극단으로 밀어붙여 한국 정치를 타락시킨 정치 무당'.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신간 '정치 무당 김어준(인물과사상사 발행)'에서 방송인 김어준씨를 작심 비판했다.

신간은 △'명랑 사회' 구현의 선구자, 김어준 △김어준의 '팬덤 정치'와 '증오·혐오 마케팅' △민주당을 장악한 '김어준 교주' △김어준이 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끼친 해악 등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강 교수는 정치에 뛰어들기 이전의 김어준을 '전기 김어준', 정치에 뛰어든 후의 김어준을 '후기 김어준'으로 나누어 부르는데, 전자에는 그의 독보적 가치에 찬사를 보냈지만 후자로 인해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치는 정치 무속의 세계가 열리고 말았다고 진단한다.

강 교수는 책에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문재인 정권의 탁월한 선전·선동 기구로 본다. 그는 "김어준은 문재인의 '대통령 자격'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이었고, 가장 열심히 '문재인 띄우기'를 실천한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이렇게 문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지목해 이른바 '킹메이커' 역할을 한 까닭은 무얼까. 책은 그 정치적 지분을 챙김으로써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강 교수는 "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팬덤 정치'의 향연이 지난 정권 5년 동안 공격적으로 전개되었다"고 강조했다.

책에 따르면, 누구와 싸우건 김어준은 문재인 정권 편을 드는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김어준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영적 지도자'가 됐다. 강 교수는 "김어준의 권력은 그를 따르는 신도들과 그들의 열정에서 나오는 것인지라 대통령 문재인조차도 무시하기 어려웠다"고 밝힌다.

음모론은 김씨가 가장 애용하는 선전·선동의 무기였다고 강 교수는 주장했다. 강 교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두고 "객관성,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하고 진행자의 극단적 편향성을 보인 프로그램"이라 일컬었다.

그러면서 책은 "세월호 고의 침몰설과 18대 대선 개표 조작설,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과 미투 공작설을 제기하고, '조국 수호 운동'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고,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 모독을 서슴지 않고,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신천지 개입설'을 주장하고, 김건희의 '쥴리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고, 이재명의 '대장동 의혹'을 편파 보도하면서 노골적으로 이재명의 선거운동을 하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과 삼성전자·삼성SDI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 등 김어준은 공영방송에서 정파적 선전·선동을 반복해 왔다"고 진단했다.

신간을 통해 '김어준 논쟁'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며 강 교수가 던지고자 하는 문제 의식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김어준은 한국인들의 증오와 혐오 본능에 불을 붙임으로써 정치를 선악의 대결 구도로 몰아간 방화범은 아니었을까?"
한국일보

정치 무당 김어준·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발행·284쪽·1만6,000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