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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한수원, 고리원전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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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부터 임시 저장시설로 운영 목표"
영구 사용 걱정에 주민 반발 거셀 듯
한국일보

부산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인근에서 주민들이 고리원자력본부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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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7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안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짓는 계획을 확정했다. 한수원은 고준위 방폐물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될 때까지 폐기물을 관리하는 '임시 시설'이라고 설명하지만 영구 사용을 걱정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기본 계획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건식저장시설은 현재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물속에 담아 두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꺼내 지상에 보관하는 시설이다. 한수원은 앞으로 입찰을 통해 건설사를 뽑을 방침이다.

한수원은 사용후핵연료의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용지 안에 건식저장시설을 지어 운영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시설 설치를 공식화했다. 특히 고리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포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건식저장시설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고의 포화율은 87.6%로, 2031년 100%를 다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건식저장시설의 설계에서 건설까지 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고리본부의 저장용량이 포화되기 전 2030년에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저장 용량은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대로 중간저장시설을 다 지을 때까지 필요한 최소량인 2,880다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번에 추진하는 건식저장시설은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되면 사용후핵연료를 지체 없이 반출하는 조건하에서 한시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강조하지만, 영구 사용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이사회에 계획안을 올리려고 했지만 지역 환경단체 반발과 사외이사진의 반대로 상정을 보류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원전 내 저장시설은 원자력안전법 제20조 및 시행령 제34조에 따른 원자력안전위원회 운영변경 허가 취득 등 절차에 의해 (주민 동의와 상관 없이) 건설이 가능하다"며 "원안위 허가는 앞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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