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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액자산가 사모펀드, 공모펀드로…300조 퇴직연금 시장 공략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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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더제이자산운용 공모펀드에 137억 몰려…VIP자산운용도 공모펀드 출시]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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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잇달아 공모펀드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사모펀드의 한계를 보완하고, 나아가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더제이자산운용(옛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이 판매를 시작한 '더제이더행복코리아증권펀드'에 지난 6일까지 13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소 감소한 상황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계속해서 판매사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투자하던 사모펀드가 공모 시장에서 출시된 것은 2019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이후 4년 만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로 유명한 사모자산운용사인 더제이자산운용은 현재 국내 주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일임 자금과 일반사모펀드를 포함 약 3조5000억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이 중 액티브 주식형이 95%에 달한다.

더제이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공모 인가를 받고, 사명도 제이앤제이자산운용에서 기억하기 더 쉬운 더제이자산운용으로 바꿨다. 공모시장에서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목표다.

더제이더행복코리아증권펀드는 정통 액티브 주식형 펀드로, 국내 1등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VIP자산운용도 오는 13일 1호 공모펀드인 'VIP 더 퍼스트 펀드(VIP The First 펀드)'를 내놓는다. 총 300억원을 한도로 1년 10개월간(폐쇄형, 단위형) 운용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등 4개 판매사에서 이달 13일부터 23일까지 선착순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모집 완료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VIP 더 퍼스트 펀드는 손익차등 기능의 펀드다. 손실 발생 시 원본의 10% 한도까지 VIP 자기자본이 손실을 먼저 인식하기 때문에 고객 수익은 유지되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이익발생 시 고객이 15% 수익이 날 때까지 VIP는 수익을 인식하지 않는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VIP자산운용의 상품들은 최저 가입 금액 5억원 등 높은 진입장벽 탓에 소액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다"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공모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공모 인가를 받은 DS자산운용도 사모재간접 상품을 준비 중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더제이자산운용, VIP자산운용, DS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운용사 4곳이 공모펀드 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업계에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고, 은행 등 판매사들이 사모펀드 판매를 기피하자 운용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판매사들의 수탁 계약이 힘들어지고,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성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며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노리고 공모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법적으로 퇴직연금 DC(확정기여형)의 경우 사모펀드 투자 자체가 불가능하다. DB(확정급여형)는 사모펀드 투자가 가능하지만, 파생상품의 위험평가액이 40%를 초과하는 펀드에는 투자할 수 없다.

그러나 퇴직연금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295조6000억원으로 300조원에 육박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6년 517조원, 2031년 806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더제이자산운용과 VIP 자산운용 모두 공모 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한 뒤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 대표는 "퇴직연금 라인업에 들어가려면 더제이더행복코리아증권펀드가 2년 이상 레코드를 쌓는 등 운용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며 "2년간 역량을 집중해 더제이더행복코리아증권펀드를 대표 펀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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