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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달랑 5000만원 들고 갭투자…송도로 몰려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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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방윤영 기자]
머니투데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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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서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가 1억원대인 소액 갭투자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 그러나 매맷값이 하락하는 만큼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어 역전세 부담 등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도 최근 6개월간 아파트 갭투자 가장 많아…1억원대 소액 갭투자도

8일 양지영 R&C연구소와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asil)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전국 읍·면·동 기준으로 아파트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으로 나타났다. 아실은 아파트 매수자가 구입 후 실거주하지 않고 2~3개월 이내에 신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로 분류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송도동은 전체 323건 중 12건(3.7%)이 갭투자였다. 최근 6개월간 거래에서도 갭투자가 전체 619건 중 70건(11.3%)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송도동 1공구 '더샵엑스포10' 전용 84㎡ 지난해 1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일주일여 만인 25일 6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는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단지 전용 84㎡ 신고가는 2021년 8월에 거래된 8억5000만원, 전세가격은 같은해 최고 6억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매매 호가가 전셋값 수준으로 떨어져 5000만원에 갭투자가 가능했던 것이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59㎡는 지난해 11월 4억9500만원에 매매된 이후 한 달여 만에 4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는 8500만원이다.

'e편한세상송도' 전용70㎡(5층)도 지난해 12월 직전 실거래가보다 4000만원 하락한 4억5000만원에 팔린 뒤, 지난달 18일 2억8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매매값과 전세값 차이는 1억7000만원이다.


단기간 폭락·규제 완화 맞물려 갭투자 조건 형성…전셋값 하락에 역전세 우려도

인천 연수구는 2019년 서울을 지나 남양주까지 이어지는 GTX-B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 아파트 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급격히 상승한 만큼 하락폭도 가팔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값은 누적 7.22% 하락한 반면 인천 연수구 아파트 값은 15.1% 하락했다.

매매값이 단기간 폭락한 데 비해 전세값 하락이 속도를 못 따라가면서 소액 갭투자가 가능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지난해 연수구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려나는 등 규제 완화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거래 규모에 비춰볼 때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역 내 적정 규모 이상 거래가 나와야 투자 지역이라고 보는데 최근 거래량을 생각하면 송도라는 목적이 뚜렷한 분들이 들어왔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현재 가격이 유지된다면 송도 지역 갭투자가 늘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전셋값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환 압박이나 역전세 등에 대한 위험까지 감안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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