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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더니…인천서 또 ‘아동학대’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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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벌써 두 번째…아동학대 수 해마다 늘어

“고위험 상시 모니터링 체계 더 두텁게 해야”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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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외치는 인천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학대로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도 빈번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5학년 A군(11)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A군 몸 여러 곳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친부 B씨(39)와 계모 C씨(42)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상태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훈육을 위해 때렸다”고 혐의사실을 일부 인정했고 경찰은 추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선 지난 2일에는 사흘간 홀로 방치된 2살 D군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친모 E씨(24)가 지난달 30일 오후 2시부터 이달 2일 오전 2시까지 집을 비운 사이 E군이 아무것도 먹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년엔 폭염 속 77시간이나 F양(3)을 방임해 숨지게 한 30대 미혼모 G씨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G씨는 딸이 숨진 사실을 알고도 14일이 지난 뒤에야 신고했다.

아동학대 사건은 촘촘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의 틈새에서 발생한다. F양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F양은 ‘아동학대 우려’로 아동보호기관 관리하던 대상이었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던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미추홀갑, 국토교통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G씨는 2021년 6월19일부터 7월17일까지 29일 중 27일을 외박했다. 2박3일 외박은 세 차례, 3박4일 동안 집을 비운 것은 한 차례였다. F양이 사망하기 직전인 7월21~24일 역시 집에 없었다.

그러나 F양이 사망한 이후 작성된 행정복지센터 상담내역에는 F양에게 과일·삼계탕을 제공했고 ‘양호’하다고 적혀 있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같은 해 1월~7월 전화상담 4차례와 방문상담 3차례를 진행하면서 ‘특이사항 없다’고 기록했다. 공공기관의 부실관리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인천에선 2019년 4명, 2020년 3명, 2021년 5명 등 3년간 12명의 아동이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는 1명도 없었지만 올해 들어 벌써 2명의 어린이가 학대로 의심되는 사례로 사망했다.

사망사건을 포함한 총 아동학대 건수는 2019년 2282건, 2020년 2427건, 2021년 2789건 등 해마다 늘었다. 재학대 건수 역시 2019년 230건, 2020년 307건, 2021년 487건으로 증가추세다. 2022년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인천시의 아동학대 예방계획 비전은 ‘아동학대 제로(ZERO), 어린이가 안전한 인천 만들기’다. 관계기관과 아동학대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전담공무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애쓰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대응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허종식 의원은 “아동학대 대응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위험 가정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두텁게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주관 ‘보육정책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 바 있다.

inam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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