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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뚝'…올해 상반기 전망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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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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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수출 부진에도 흑자 기조를 지켜냈지만, 흑자 규모는 11년만에 가장 적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데, 흐름을 뒤집을 변수인 반도체 업황과 중국 경기의 반등도 최소 상반기까지 쉽지 않아 보이는 게 문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26억8천만달러(약 3조3천82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11월(-2억2천만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이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63억7천만달러)과 비교해 36억9천만달러 줄었다. '턱걸이' 흑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298억3천만달러로 2021년의 약 3분의 1 수준,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에 그쳤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IT(정보기술) 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는 일본·독일 같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출 강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가 문제다. 지난해 성적표를 두고 '예상보다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한 김 부국장부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매월 흑자·적자 여부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출부진에 따른 경상수지가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1월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60억달러로 44.5% 급감하면서,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유럽·중국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IT 경기도 위축되면서 2023년 상품 수출이 0.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향후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에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나아가 성장률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64% 하락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런 흐름은 특히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20억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아예 흑자 기조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한은은 "수출 품목의 다변화 등의 노력(김 부국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수출액의 2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대신 뛰어줄 품목을 찾는 것도 상반기 내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역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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