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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효과 불분명’ 항암 임상마저…서울 아니면 기회도 없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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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가는 지역 암 환자

‘고난의 상경치료’ 리포트 ②

마지막 기회도 서울에…



‘큰 병 걸리면 서울로 가라.’ 해마다 비수도권에 사는, 국내 사망원인 1위 암 환자의 30%, 소아암 환자는 70%가량이 서울 등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향한다. 체력이 약한 환자가 4~5시간씩 걸려 수백㎞를 통원하거나, 아예 병원 옆에 거처를 얻어 서울살이를 시작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수도권 대형병원 인근에 하나둘씩 환자 숙소가 들어서더니 이제 고시원·고시텔·셰어하우스·요양병원이 밀집한 ‘환자촌’으로 자리잡았다. <한겨레>는 지난해 11월부터 석달간 ‘빅5’로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과 경기도 국립암센터 인근에서 지역 필수의료 공백을 틈타 성업 중인 환자방 실태를 취재했다. 또 같은 기간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서 치료받는 지역 암 환자와 보호자 46명을 인터뷰하고, 188명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10명의 자문을 거쳐 한국의 지역 의료 불평등 실태와 필수의료·의료전달체계 대책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서울 쪽은 임상 참여가 가능하잖아요. 기회가 많다고요. 지방엔 그런 게 많이 없잖아요.”

김춘자(63)씨는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폐암 환자다. 집은 울산이지만 2021년 5월부터 수도권의 한 요양병원에 머문다. 인근 대형 병원에서 진행하는 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2015년부터 서울·경기 일대 병원과 울산을 오가며 긴 투병 생활로 “아픈 몸만큼이나 가족과 떨어진 마음도 아프다”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 여긴다. 신약이나 기존 약품의 검증되지 않은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은 약의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김씨는 올해도 집을 떠나 ‘서울 큰 병원’에서 삶의 마지막 기회를 붙들어 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