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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엄마 이거 사주세요”...저출산에도 7800만개 팔렸다는 제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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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도 ‘뽀로로 음료’ 인기
유아인구 감소에도 수요 집중
작년 국내서만 7800만개 팔려
중국·인니 등 30여개국 수출도
캐릭터 효과에 제품력 뒷받침
키즈카페 성업도 인기에 한몫


매일경제

지난 25일 경기 용인 기흥구의 한 키즈카페 내 식음료 매장. 냉장 진열대 한 칸 전체가 뽀로로 음료로만 채워져 있다. <용인/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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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경기 용인 기흥구의 한 키즈카페(어린이 실내놀이터). 식음료 매장의 냉장 진열대 가운데 칸은 포장재 겉면에 인기 캐릭터 ‘뽀로로’가 새겨진 다양한 맛의 뽀로로 음료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간식을 먹으러 온 아이들은 별다른 고민없이 뽀로로 음료를 가리켰다. 만 4세 자녀를 양육 중인 직장인 성OO 씨(경기 성남 분당구)는 “키즈카페에서 뽀로로 음료는 필수코스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만 2세 자녀를 둔 직장인 문OO 씨(서울 성동구)도 “아이가 워낙 뽀로로 캐릭터를 좋아하다 보니 키즈카페 같은 곳에 가면 무조건 뽀로로 음료를 사달라고 조른다”고 말했다.

최근 심각한 저출산으로 국내 어린이 관련 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지만 ‘국민 어린이 음료’로 불리는 뽀로로 음료만큼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들이 많이 찾는 키즈카페나 어린이 미술관·박물관은 물론, 소아청소년과 병원 인근의 약국이나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대형 쇼핑몰 내 레스토랑 등 안 파는 곳이 없을 정도다.

27일 팔도에 따르면 대표적인 뽀로로 음료인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 ‘뽀로로 보리차’ 등 페트(235㎖) 제품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약 7809만병이 팔렸다. 이는 판매 개수(병)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2%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약 5805만병)과 비교하면 무려 3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만 1~12세에 해당하는 유아 인구가 528만5343명(2019년 12월)에서 472만9036명(2022년 12월)으로 10.5%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유의미한 성장세다.

아기펭귄 뽀로로는 2003년 첫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 캐릭터다. 팔도는 뽀로로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 관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아이코닉스와 계약을 맺고 2007년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를 시작으로 ‘뽀로로 보리차’(2012년) ‘뽀로로 홍삼 쏙쏙’(2013년) ‘뽀로로 워터젤리’(2019년) ‘뽀로로 유기농 아이뿌요’(2022년) 등을 잇달아 내놨다. 특히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는 출시 이후 16년째 줄곧 어린이 음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뽀로로 음료가 오랜 기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뽀로로 캐릭터를 통한 주목 효과에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팔도는 그간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으로 제품력을 강화해 왔다.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는 출시 당시엔 2종(딸기·밀크맛)뿐이었지만 이후 사과·블루베리·바나나·샤인머스캣맛을 더해 현재는 6종으로 늘었다. 뽀로로 보리차에 국내산 현미와 옥수수를, 뽀로로 누룽지차에 국내산 누룽지쌀과 결명자를 사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어린 아이도 흘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전용 캡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2014년에는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가 국내 어린이 혼합음료 중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어린이 식품에 적합한 식품안전·영양·식품첨가물 기준을 충족한다는 뜻이다. 별도로 당류를 첨가하지 않은 과·채주스이면서 식용 타르색소·합성보존료·화학적 합성품을 사용하지 않았고 비타민B1·아연(기준치의 18%), 식이섬유(12%), 비타민D(8%), 칼슘(4%) 등을 함유하고 있다. 235㎖ 1병당 열량은 75㎉로 당류와 나트륨 함량은 각각 11g(11%), 30㎎(2%)에 불과하다.

최근 크게 늘어난 키즈카페의 성업도 뽀로로 음료의 성장에 한 몫 하고 있다. 식품·유통 업계에 따르면 팔도 뽀로로 음료의 어린이 음료 시장 점유율은 채널별로 통상 30~50% 수준이지만, 키즈카페의 경우에는 그 비중이 8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2018년 전국 2300여 곳이었던 키즈카페(일반음식점)는 27일 현재 3500여 곳으로 52% 급증했다.

뽀로로 음료는 해외에서의 인기도 상당하다.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 3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팔도에 따르면 뽀로로 음료는 지난해 해외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팔도 관계자는 “2007년 출시 직후 수출을 시작해 현재까지 해외에 수출된 뽀로로 음료는 누적 7억개에 달한다”며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에 이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순으로 판매량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음료수에 대한 뽀로로 IP 사용권을 팔도가 독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중의 뽀로로 음료는 일찍이 시장을 선점한 팔도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 밖에 뽀로로 음료로는 빙그레의 마시는 발효유 ‘뽀로로 요구르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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