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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수억대 파격 연봉 제시…‘프롬프트 엔지니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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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역량 120% 끌어내려면 지시어 잘 던져야

“기술·서비스 고도화 따라 사라질 직업” 예측도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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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대중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직업이 있다. 인공지능이 역량을 120% 발휘할 수 있도록 적합한 지시어를 내려주는 직업을 일컫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다. 한편에선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고도화하면서 직업으로서의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필요성이 줄어들 거란 예측도 나온다.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생성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는 지난 15일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 직군을 공개채용한다고 알리면서, ‘연봉 최대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이 업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직군에 대해 “서비스에 쓰이는 다양한 목적의 프롬프트(지시어)를 만들고,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생성 인공지능의 특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지시어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고 밝혔다.

프롬프트(prompt)란 누군가가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는 걸 도우려 전달하는 메시지를 뜻한다.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할 때 해야 할 말을 까먹지 않도록 대본을 띄워 주는 ‘프롬프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기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들은 이용자가 입력한 질문이나 지시어의 수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내놓는다. 따라서 상황에 걸맞는 질문을 세밀하게 던져 가며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켜야 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인사이더>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인공지능 챗봇을 검증하기 위해 코드 대신 지시어를 작성하는 전문가”라고 정의했다. 코딩 실력보다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뤼튼테크놀로지 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선발할 때 코딩 실력은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외 기업들은 우리보다 앞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을 채용하고 있다. 구글이 투자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지난달 연봉 3억∼4억을 내걸고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데이터 라이브러리 관리자를 찾는다고 밝혔고, 영국 법무법인 ‘미시콘 데 레야’는 법률 지식을 갖춘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채용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의 생명력이 길진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우선 인공지능한테 적절한 질문이나 과제를 내리는 능력이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뿐 아니라 모두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될 거란 예측이 우세하다. 사람을 쓰는 것보다 저렴하게 질 좋은 프롬프트를 구할 방법도 있다. 프롬프트를 건당 1달러 가량에 구매해 쓸 수 있는 챗엑스(X), 뉴트론필, 프롬프트시 등 누리집이 등장한 게 그 예다.

기술 및 서비스의 고도화 또한 직업으로서의 프롬프트 엔지니어 필요성을 점차 줄일 수 있다.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관계자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결국 질문하는 방법을 남들보다 먼저 공부한 사람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서비스가 대중화한다면 특정 분야에서 어떤 질문이 ‘좋은 질문’인지가 널리 알려질테고, 그걸 기반으로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고도화가 이뤄진다면, 직업으로서의 프롬프터 엔지니어를 개별 기업들이 채용할 필요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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