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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1살 초등생의 수척한 몰골…사망 이틀 전 CCTV 공개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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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 감시에 16시간 의자 결박돼 학대

편의점에선 멍한 얼굴에 불안한 모습 보여

영양 결핍 CCTV 화면 통해 그대로 드러나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에 멍투성이 상태로 숨진 인천 초등생 A군(11)의 사망 이틀 전 CCTV가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영상 속 포착된 A군은 멍한 표정에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며 16시간 동안 집 안에서 의자에 결박돼 학대받은 모습도 담겼다.

이데일리

인천 초등생 A군(11)이 사망하기 1년 전 사진(맨 왼쪽)과 사망 한 달 전 사진, 사망 전 편의점에서 포착된 모습.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지난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지옥이 된 5년 - 인천 초등학생 사망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인천 초등학생 학대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월 7일 A군은 인천의 한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다. 당시 의료진은 영양실조에 가까운 상태의 아이를 보고 7, 8살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A군은 키 149㎝에 몸무게 29.5㎏로 계절에 맞지 않은 얆은 속옷 재질의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A군의 몸에는 발생 시기가 다른 멍들이 가득했고, 허벅지에는 뾰족한 것에 찔린 상처가 수십군데 발견됐다. 항문 쪽에는 화상을 의심할 만한 피부 변형이 포착됐고, 사인은 여러 둔력에 의한 사망이었다. 이는 온몸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맞아 피부 속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이를 본 의료진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곧바로 신고했다.

‘그알’ 제작진은 집 주변과 내부 CCTV를 통해 A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봤고, 집 내부 CCTV에서 사망 이틀 전 A군의 모습을 포착했다.

당시 A군은 머리에는 바지를 뒤집어쓰고 의자에 묶여있었다. 계모는 커튼 끈으로 시우의 팔다리를 의자에 묶고 홈캠으로 감시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피커를 통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새벽 5시부터는 아이를 깨워 성경 필사를 지시했다. A군은 사망 전 16시간 동안 의자에 묶여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작진은 A군이 사망하기 전날 편의점을 방문해 음료수를 사 먹은 사실도 확인했다. 편의점에서 A군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멍한 표정에 얼굴 근육들은 다 처진 상태로 영양 결핍이 CCTV 화면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아주대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는 “영양 결핍이 심했던 상태같다. 아주 나쁘단 얘기”라며 “그때가 구사일생의 기회인데, 그때만 입원시켰어도 절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알’은 A군의 사망 1년 전과 한 달 전 사진을 비교해봤다. 밝았던 A군의 얼굴은 눈에 띄게 야위어가고, 표정 또한 어두워지는 등 1년 사이 급격하게 변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편 검찰에 넘겨진 친부와 계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면서도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다. 살해할 고의는 없었고,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6일 검찰 송치 당시 계모는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학교는 왜 안 보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죄하는 마음뿐이고 잘못했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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