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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르포]사업비만 '40조'…K스마트기술 심어질 '숲속도시' 인니 新수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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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까지 5단계로 추진…원희룡 장관, 외국 장관 최초로 현장 방문

우리기업 수주 가능성 확대…신수도 사업 재원 마련 우려도

뉴스1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 개발 원점. /인도네시아 공동 취재단


(누산타라=뉴스1) 신현우 기자 =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걸리는 발릭파판. 다시 차를 타고 2시간 30분 이동해야 신수도 예정지인 ‘누산타라(많은 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발릭파판 시내에서 100㎞, 직선거리로만 40㎞가량 떨어진 곳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니 신수도 예정지 초입에 마련된 검문소를 지나자 빼곡한 나무 탓에 가려졌던 분주함이 드러났다.

신도시 건설 공사에 동원된 중장비가 곳곳에 자리했으며 비포장도로를 오가는 차량으로 흙먼지가 일었다. 골짜기에는 가교가 설치돼 길을 이었다. 길이 2.9㎞·너비 50m·편도 2차선의 신수도 외곽 순환선 공사도 한창이었다.

대통령궁이 들어설 언덕 위에는 다수의 타워크레인이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는 지하 1층~지상 4층 총 5층 규모의 건물과 가루다 판차실라(인니 국장)를 형상화 디자인한 높이 100m의 건물이 들어선다. 내년 10월 완공 목표다. 앞서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은 신수도 이전 추진의 강력한 뜻을 표명하기 위해 이곳에서 캠핑을 즐겼다.

개발 원점에는 파란색으로 칠해진 표지석이 자리했다. 한쪽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본 신수도 예정지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스마트 기술이 담긴 숲속 도시, 누산타라의 미래가 상상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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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신수도의 대통령궁 건설 현장. /인도네시아 공동 취재단



◇인니, 신수도 사업 2045년까지 5단계로 나눠 진행…스마트·친환경 도시 콘셉트


현재 인니 신수도 사업은 (인니) △국토 성장 불균형 △교통체증·식수고갈 등 도시문제 △지반 침하 ·지진 발생 등 자연재해 등의 우려로 추진되고 있다. 대상지는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외곽 동칼리만탄으로, 총면적은 2561㎢(핵심구역 66.7㎢)다.

총사업비는 40조원(재정 7조7000억원·민간투자 등 32조3000억원)으로 오는 2045년까지 5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올해 도로·상하수도 등 주요 인프라와 대통령궁·청사·공무원 주택 건설에 착수하고, 내년 기본 인프라 및 주요 건축물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후 2단계(~2029년)·3단계(~2034년)·4단계(~2039년)·5단계(~2045년) 등을 진행한다.

신수도는 정부핵심구역, 수도구역, 수도확장구역 등의 공간으로 구분되며 실질적인 수도 기능은 정부핵심구역에 집중된다. 인니 정부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디아나 꾸수마스뚜띠 인니 공공주택사업부 주거개발총국장은 “(신수도) 콘셉트로 내세우는 스마트 포레스트 시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빌딩·지역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첨단 기술·발전된 기술을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신수도에 접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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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신수도의 외곽 순환선 건설 현장. /인도네시아 공동 취재단



◇인니 신수도, 세종시와 규모와 설립 과정 등 비슷해…우리기업 수주 가능성 확대


인니 신수도는 세종시(핵심구역 면적 73㎢)와 규모와 콘셉트, 설립 과정 등이 비슷하다. 특히 우리 정부의 다양한 지원으로 대한민국(K) 스마트도시로 건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우리기업의 인니 신수도 관련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해 예산을 투입해 해당 사업 계획 수립 등을 도왔다.

실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인니 정부에 (신도시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기본계획, 실시계획, 교통계획, 주택계획, 상하수도 계획 등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기업의 수주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외국 장관 최초로 신수도 예정지를 직접 방문한 데다 행복청이 인니 신수도청과 신수도 개발 협력 MOU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가 국영금융공사와 인프라·도시개발 관련 MOU를 체결해서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시티 및 교통·물·폐기물 관리 등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를 전망했다. 현지 업체가 가능한 토목 공사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신수도 현장에 와보니 인니가 굉장히 큰 그림을 가지고 세운 계획인데 그만큼 어려움과 도전이 많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탄소·스마트라는 굉장히 앞서가는 목표가 있는데, 신수도 프로젝트를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가족애를 가지고 다가가야 한다”며 “미래의 인니와 한국이 함께 간다는 정신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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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신수도의 도로건설 현장. /인도네시아 공동 취재단


◇인니, 우리기업 참여 환영…일각서, 신도시 사업 재원 마련 우려

인니 측에서 우리기업 참여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바수키 하디물로노 인니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은 “일본, 중국 등 각국 모두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국과 인니가 더 유사성이 많고 문화적으로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의 경우 어떤 국가의 것을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인적 교류에서 한국과 더 긴밀하고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신수도 건설 경험이 매우 많은데 행복청뿐만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그렇다”며 “신수도 이전 기획부터 토지 획득, 재원 조달, 사업 이행 등 모든 전 과정을 한국으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수도 예정지가 기존 도시와 상당히 떨어져 있어 도로·상하수도·가스·전기 등 인프라 시설을 연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도시 예정지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대통령궁의 경우 내년 10월 완공 목표이고 기본적인 인프라도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속도와 상황이라면 무리인 듯하다”며 “재원 대부분이 민관협력투자사업(PPP)이나 공적개발원조(ODA) 등에 의존하는 만큼 변수가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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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 개발 원점에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인도네시아 공동 취재단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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