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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 안규백 "이재명 '질서 있는 퇴진'? 영(令) 안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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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내대표 출마? 고심"
"日 과거 덮자는 尹·與, '천민자본주의'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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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는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윤석열 정부 대일 외교 평가 △민주당 현안(당 내홍·혁신위 당헌 80조 삭제 논란 등)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물었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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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 갑)은 4선 중진 의원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민주당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그는 3선 당시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 주요 보직을 맡으며 당 운영의 한 축을 맡아온 인물이다. 현재는 오는 4월로 다가온 원내대표 선거의 후보군으로도 거론된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체포동의안 가결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당내 30여 명이 넘는 '이탈표'가 대거 나오며 당 내홍이 본격화했다는 말이 나왔다. 친명(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론'이 거론되며 이 대표의 자진 사퇴로까지 말이 퍼졌다.

관련해 안 의원은 "'내홍'은 판 자체가 깨져버리는 것이지만, 지금 당 상황은 당이 변화하는 움직임"이라고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질서 있는 퇴진론'에 관해서는 "친명계에서조차 그런 공언을 하면 당을 이끄는 리더가 영(令)이 서겠나. 검찰의 프레임을 당이 덧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축했다.

홍익표·이원욱·윤관석·박광온 의원 등과 함께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그에게 차기 원내대표는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을지 물었다. 안 의원은 "안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도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본인의 출마에 관해서는 "출마를 고심하면서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정상회담 등에 맹공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는 얻을 게 없었던 '굴욕 외교'일 뿐이었다는 비판이다. 안 의원도 "한국은 일방적 백기투항한 것이고 일본은 압도적 승리를 한 정상회담이었다"라고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에 '낙제점'을 줬다.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의 외교 태도 비판을 여당이 '반일 마케팅'이라 지적하는 것을 두고 안 의원은 "(국민의힘의 주장은)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이다. 과거를 묻고 미래로 갈 순 없는 것"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더팩트>는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윤석열 정부 대일 외교 평가 △민주당 현안(당 내홍·혁신위 당헌 80조 삭제 논란 등)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물었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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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상황이 "내홍은 아니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 지도부가 소홀했던 부분을 해결해 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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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중진으로서 민주당의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현 상황이) 내홍은 아니다. 내홍은 판 자체가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현재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 지도부가 그간 소홀했던 부분을 의원들과의 소통으로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특정 계기로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다. 과거 겪었던 민주당의 여러 어려움에 비하면 현 상황은 '족탈불급'(足脫不及·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함)에 불과하다.

- 친명계에서는 연말께 '질서 있는 퇴진론'이 제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체제'로 내년 총선까지 가는 것이 당의 승리에 유리하다고 보나.

'질서 있는 퇴진'이라고 대표 임기를 공언해 버리면 당을 이끄는 리더로서 (이 대표가) 영이 서겠나. '질서 있는 퇴진' 얘기가 나오는 그 자체로 당이 스스로 검찰이 억지로 씌우고 있는 '사법 리스크' 프레임을 대표에게 덧씌우는 거다. 민심이 천심이고, 천심이 '여론'이다. 이 대표가 민심의 방향에 따라 총선에 대한 고려를 할 것이라고 본다.

-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 '더미래'에서는 이 대표에게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본인 생각.

'옥에도 티'가 있듯 모든 조직이 완벽할 수 없다. 자기 욕심을 내세워 완벽을 요구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 다만 당 의원들이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고민을 한 후에 일리 있는 문제제기를 한 것 아니겠나. 우리당은 다음 총선에서 '중도층 확장'을 모색해야 '승리'라는 종착지에 갈 수 있다. 이 대표가 깊은 고민과 정무적 판단 이후 당의 다양성을 고려한 후속 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최근 민주당 혁신위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당헌 80조 삭제'에 대한 의견은.

지금은 당이 힘들 때다. 어려울 때일 수록 의원들의 단합과 지혜를 모아야지, '새로운 변수'를 가지고 논할 때가 아니다. 총선 1년 1개월 남은 입장에서 당이 '당헌 80조'(부정부패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내용)에 대해 논의할 시점도 아니고 상황도 적절하지 않다.

'당헌 80조'와 관련해서는 작년 8월 전준위원장일 당시 개정 논의를 주도한 바 있으나 무산됐다. 야당이 되면 정치 탄압이 들어올 수 있으니 '안전장치' 차원에서 '기소 시 직무 정지'에서 '1심 유죄 판결 시 직무 정지'로 허들을 높이자는 거였는데, 당시에도 논란이 있어 규정을 다소 보완하는 데에 그친 바 있다. 당시 변경이 됐더라면 지금의 혼란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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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를 두고 "한일 정상회담은 '한국의 일방적 백기투항, 일본의 압도적 승리'였다"며 "윤석열 정부가 편중된 외교 활동으로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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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를 어떻게 보나.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문제이고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했어야 했다고 보나.

한일 정상회담은 '한국의 일방적 백기투항, 일본의 압도적 승리'였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일본에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주고 자존심마저 팔아버렸다. 윤석열 정부가 편중된 외교 활동으로 외교의 출구를 찾다 보니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일본에 받은 것은 하나도 없는데 면죄부만 준 셈이다. 윤 대통령은 외교의 '상호주의' 원칙도 어겼고, '강제 동원' '위안부' 등 우리의 역사 과거사도 다 부정했다.

일본은 우리의 이웃 국가지만 (한편으로는) '멀리 있는 나라'와 똑같다. 과거사, 독도 문제 등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야만 우리의 대일 외교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를 근대화시켰다'는 '식민사관'에 입각해 대일 외교를 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윤 대통령이 정 과거사에 대해 언급하기 곤란했다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때 했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 표명' 부분이라도 (정상회담 발언에서) 낭독하는 게 기본 도리 아니였을까.

-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일 외교 비판이 '지나친 반일 마케팅'이라고 지적한다.

(국민의힘 입장은) 일본과의 과거는 묻고 이제 미래로 가자는 거 아닌가. 그 생각이야말로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이다. 역사에는 과거가 있어야 미래도 있다. 여당에도 양심 있는 의원들은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정부가) 저러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본인의 출마 여부, 또 어떤 사람이 원내대표에 선출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출마를 고심하면서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안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도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의 다양성, 포용성, 확장성을 부각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차기 원내대표에 관해 '비명계가 되야 한다'는 의견과 '계파색이 옅은 사람이 되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힌다. 이에 관한 본인 생각은.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고, 의원들 사이에도 친소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다만 '폭이 넓고 각이 큰' 사람이 원내대표가 돼야할 것이다. 그래야 양 극단의 반대가 적지 않을까. 계파 자체보단 제삼자에게 설득과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이가 선출되는 게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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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1년 1개월 여 남은 총선에 있어 민주당이 지역과의 소통을 강화해 조직을 탄탄히 해야 한다고 당에 승리 전략을 조언했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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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이 1년여 남았다. 현 상황에서 선거 구도를 어떻게 예상하나.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전략이 있다면.

1년 1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승패를 예단하는 건 쉽지 않지만, 확실히 경제가 어려우면 투표율 자체가 낮아진다. '정치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뭐가 있나'하는 반감 때문이다. 또 여당은 대통령 지지율이 60%는 넘어야 원내 1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선거에는 절대적 강자도 약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지역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조직을 강화하고 연대해야 한다. 또 정부와 여당이 챙기지 못하고 있는 민생 문제도 민주당이 계속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선거 승리를 위해) 남은 기간 당이 지혜를 총체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누구? 1961년생으로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다.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를 졸업해 동대학원 무역학과를 수료했다. 15대 대선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조직 2국장,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쳐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지냈다. 제18대 국회의원으로 원내에 진입한 뒤 서울 동대문갑에서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재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의 총재를 역임하고 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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