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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더 글로리' 김건우 "연기 그만할까 한 순간 만난 손명오, 즐겁게 넘을게요"[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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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더 글로리’ 손명오가 아닌 배우 김건우를 만난 시간은 즐겁고 흥미로웠다. 김은숙 작가가 만든 세계 속에서 욕이 나올 정도로 능글맞게 날뛰던 ‘생 양아치’ 손명오는 어디 가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김건우의 싱그러운 뜨거움이 ‘더 글로리’로 발견한 그의 진짜 매력을 느끼게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스타가 됐지만, 김건우는 오히려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아본 건 인생에서 처음”이라고 수줍어했다.

늘 사람들의 관심 속에 살아 숨 쉬어야 하는 꽤 어려운 숙제를 가진 배우라는 업으로 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구석진 자리를 좋아한다는 김건우는 오랜 준비와 분석으로 손명오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오디션으로 손명오 역을 따낸 김건우는 김은숙 작가의 ‘원픽’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코멘터리 영상에서 “오디션 영상을 감독님이 보내주셨다. 많은 후보들 중에 김건우를 보자마자 ‘감독님, 이 친구요’라고 했다. 거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배우”라며 처음부터 강했던 김건우를 향한 믿음을 전했다.

김건우는 “유명하지 않아서 캐스팅된 것 같다. 신선한 작품을 하고 싶으시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감독님께 들었다. 신선함에 한몫한 게 덜 유명해서, 제가 어떤 걸 하고 나와도 익숙하지 않은 비주얼과 상태라 캐스팅에 한몫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저도 몰랐는데 코멘터리 영상에서 ‘이 친구’라고 바로 ‘픽’ 해주셨다는 걸 봤다. 촬영이 다 끝났지만 너무 기뻤다”라고 했다.

김건우표 손명오는 2023년 대한민국 지금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생동감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일상에 있을 것 같은 ‘생활밀착형 양아치’ 느낌을 원했다. 특히 걸음걸이 같은 일상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 소주를 먹는 신에서도 손명오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진하게 먹는 그런 연습도 많이 했다. 사소한 부분을 오히려 더 많이 준비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손명오를 연기한 후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다는 김건우는 “주변에서 ‘실제로 양아치 아니냐’고 주변에서 그렇게 많이 물어본다고 한다. 뿌듯해야 할지 모르겠는데”라고 웃으며 “친한 친구의 친구나 이런 분들이 ‘실제로도 그러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더라. 내가 잘 했으니 그런다고 하니까 기분은 좋다”라고 했다.

이어 “전 쾌활하고 유쾌한 청년이었다. (손)명오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냥 장난 치는 걸 좋아하고, 점심 시간엔 늘 축구 하느라 항상 운동장에 있었던 밝고 유쾌한 친구였다. 팩트”라고 자신의 실제 학창시절은 손명오와는 180도 달랐다고 강조해 웃음을 줬다.

김건우가 ‘더 글로리’로 얻은 것들은 너무도 많다.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그에게 대표작이라 할만한 작품으로 남았고, 국내외 시청자들이 모두 열광하는 인기도 얻었다. 게다가 이른바 ‘동은오적’이라 불리는 악인 무리를 연기한 임지연, 박성훈, 김히어라, 차주영처럼 든든한 동료를 얻었다는 것 역시 그에겐 기쁨이다.

이들은 함께 MT를 갈 정도로 가까워졌다. 매일 단톡방에 불이 날 정도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며 ‘더 글로리’ 이후에도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김건우는 “지금 만나자고 해도 만날 수 있는 사이”라고 자랑했다.

5인 중 막내인 김건우는 ‘동은오적’ 중 ‘몰이’를 담당하고 있다.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콘텐츠에서는 김건우가 임지연, 박성훈, 차주영, 김히어라에게 놀림, 몰이를 당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제가 타격감이 좋다고 하더라.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이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라며 “막내라는 말이 웃길 정도인데, 오히려 절 놀리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기도 했다”라고 막내의 서러운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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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속 악인 5인은 저마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김건우에게 ‘동은오적’ 중 누가 가장 나쁘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거침없이 “단연 박연진이 가장 나쁘다. 범법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이어 “혜정이가 제일 낫다. 혜정이는 범죄는 안 저지르지 않나. 사실 저도 은근히 많이 당해서 저를 뽑을까 하다가 16부에 (김)경란이한테 하는 나쁜 짓이 있어서 못 뽑겠고, 혜정이가 그나마 제일 괜찮다”라고 했다.

반대로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은 차주영이 연기한 최혜정을 가장 나쁜 악인으로 꼽은 바 있다. 이 사실을 언급하자 김건우는 “누나가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발끈해 폭소를 자아냈다.

‘더 글로리’로 ‘글로리’한 순간을 맞이했지만 이 작품을 만나기까지 김건우에게는 고민의 시간이 길고도 깊었다.

김건우는 “‘더 글로리’를 하기 전 작품을 쉰 기간이 길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오디션에 떨어지기도 했다. 연기를 계속해야 되나, 슬럼프 같은 것도 겪고 있는 와중에 ‘더 글로리’를 만나게 됐다”라며 “제가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딱 하나였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자는 마음밖에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쌈마이웨이’, ‘청춘기록’ 등 눈에 띄는 히트작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다지만 선택받지 못한 순간들이 쌓여가는 순간은 제작진에게, 작품에게, 대중에게 선택받아야 비로서 빛날 수 있는 배우로서는 쉽게 털어내기 어려운 고민이자 숙제다.

김건우는 “오디션을 봤을 때 오히려 처음부터 떨어지면 마음이라도 비울텐데 항상 최종 면접 같은 높은 단계에서 떨어졌다. 저는 항상 배우로서 정말 쓰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들이 절 버티게 해준 힘이었다. 난 보여줄 게 많은데, 할 수 있는 연기가 많고, 이렇게 열정이 큰데, 그래서 항상 쓰임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 그게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원동력 같은 것”이라고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고 그 이전에 연기라는 것 자체를 너무 사랑해서 버텼던 것 같다”라고 연기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자랑했다.

배우로서 쓰임을 믿으며 스스로를 갈고 닦고 버텼던 김건우는 ‘더 글로리’ 속 손명오로 스스로의 쓰임을 증명한 셈이 됐다.

그는 “태어나서 이렇게 주목을 받아본 적이 없고, 앞으로 만나는 작품에서도 이 정도 반응이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손명오는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다음 번에는 오히려 깨야 하는 미션이나 퀘스트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년은 ‘명오야, 손명오’라고 부르실 것 같기도 하다”라며 “그런 것들이 사실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 같은 느낌이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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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너무 사랑했지만, 그랬기에 연기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을 때 만난 ‘더 글로리’는 인간, 그리고 배우 김건우에게 그야말로 ‘글로리’다.

김건우는 “‘더 글로리’는 영광 그 자체다. 이렇게 이슈가 된다는 건 누리기 힘든 복 같은 것이다. 너무 감사하고, 또 다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두 가지 의미가 공존하는 것 같다. 다음 작품으로 재밌게 넘어보려고 한다”라고 기분 좋게 웃었다.

‘더 글로리’를 마친 김건우는 무대로 향한다. 뮤지컬 ‘빠리빵집’으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서는 것. 최근 본격 연습에 들어간 그는 “정말 오래 전부터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무대에 대한 동경이 항상 있었다. 학교에서 작품으로는 했지만, 프로로 무대에 서본 적은 없다. 무대가 주는 희열과 카메라가 주는 희열이 완전 달라서 언젠가는 꼭 무대에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돼서 도전하게 됐다”라고 했다.

손명오를 가슴에 묻어두고 새롭게 보여줄 얼굴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는 김건우는 “그곳에서는 착하게, 그동안의 악행들을 반성하면서 봉사도 하고 남을 도우면서 누가 됐든 도왔으면 좋겠다. 착하게,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손명오를 향한 묵직한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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