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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11개월 해외도피 권도형, 그동안 행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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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뉴시스]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포드리고차 공항에서 붙잡았다. 사진은 지난 2019년10월15일 CNBC '크립토 트레이더'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출연한 모습. (출처=테라 유튜브) 2022.06.03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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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수십만명의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결국 체포됐다. 지난해 4월 말 해외로 도피한 이후 11개월 만의 일이다.

권 대표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정에서 권 대표는 트위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나는 도주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24일 권 대표와 최측근인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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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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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시작된 도피
권 대표의 해외 도주가 시작된 것은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폭락이 발생하기 전이 지난해 4월 말께다.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이다. 당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이라서 출국 금지 등 제재가 없었다.

본격적인 권 대표의 해외 도피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초기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폭락 대응책을 내놓는가 하면 '테라 2.0'이라고 명명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미 4월 말께 싱가포르로 가면서 발행사 테라폼랩스 한국 법인 테라폼랩스코리아를 해산했다. 권 대표 가족은 물론이고 테라폼랩스 재무 관련 인물도 싱가포르로 출국해 권 대표의 도주가 의심된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더구나 지난해 5월 말께는 권 대표의 싱가포르 현지 사무실이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기에도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조세포탈 의혹, 한국법인 해산 등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면서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고 숨길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었다.

이후 검경의 수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9월 26일 권 대표에게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졌다. 이어 지난해 10월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권 대표에 대한 '여권반납 명령 통지서 송달불능'을 공시했다. 이는 권 대표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조치다. 지난해 11월 2일에는 권 대표의 여권이 무효화됐다.

여권 무효화 조치로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됐지만 권 대표의 위치는 좀처럼 파악되지 않았다. 이미 싱가포르를 떠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지난해 9월 초 권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두바이로 출국했다. 다만 두바이 입국 기록은 확인되지 않으면서 권 대표가 두바이를 경유해 제3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외 도피 중에도 권 대표는 트위터에 계속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9월 27일 트위터에서 "숨으려는 노력을 절대 하지 않는다"며 "산책하러 나가고 쇼핑몰도 간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내 집 안방에서 코딩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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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코인 전문매체 코이니지와 인터뷰하는 권도형 CEO. (사진=코이니지 유튜브 캡처) 2022.08.16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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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여권 쓰다 덜미 잡혀
권 대표의 소재가 다시 확인된 것은 세르비아로였다. 세르비아에 주소지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르비아에서 권 대표는 보유한 가상화폐를 현금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권 대표는 세르비아에서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려 현금화한 뒤 이를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2만46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3000억원에 이른다.

도피 국가가 확인되면서 검찰은 지난 1월 세르비아에 권 대표에 대한 긴급인도 구속을 청구했다. 긴급인도 구속은 인도 청구를 전제로 체포·구금을 요청하는 제도다. 또 지난 2월에는 검찰이 신병 확보를 요청하기 위해 세르비아에 다녀오기도 했다. 세르비아는 우리나라와 범죄인을 인도한 전례가 없고, 인터폴의 수사 공조가 어려운 국가인 것을 감안해 현지 수사기관 관계자를 직접 만나 협조 요청에 나선 것이었다.

이처럼 검차의 수사가 조여오자 권 대표는 다시 도피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1년 가까이 이어진 권 대표의 도피행각은 지난 23일 밤 끝났다.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 대표는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것이다.

현재 법무부는 서울남부지검과 함께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신병 확보를 위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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