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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 하원, 5시간 이상 ‘틱톡 성토’…“안보 위협이자 미국 어린이 생명 앗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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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 출석한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사진에 담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최고경영자(CEO)의 첫 의회 출석으로 화제를 모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는 미 정치권이 ‘중국 때리기’에서만큼은 강력한 초당적 행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5시간 넘게 진행된 청문회에서 양당 의원들은 틱톡의 국가안보 위협과 미성년자에 끼치는 해악 등을 집중 제기했고, 추쇼우즈 틱톡 CEO는 틱톡과 중국 공산당과의 관련성을 추궁하는 의원들의 공세를 방어하느라 진땀을 뺐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틱톡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위협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캐시 맥모리 로저스 하원 에너지통상위원장은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부터 틱톡의 위험을 경고하며 “당신네들 앱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로저스 위원장은 “틱톡은 더 많은 통제와 감시, 조작의 길로 나아고 있다”며 “틱톡이 자유와 인권, 혁신이라는 미국의 가치를 포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프랭크 펄론 의원도 “틱톡은 자료 수집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를 판매하는 일도 지속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의 비호 아래에 있는 일도 이어갈 것”이라고 규탄했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틱톡의 안보 위협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청문회에서 발언한 50여명의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추 CEO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모기업인 틱톡의 정보 유출 가능성, 프라이버시 침해, 중국 정부의 콘텐츠 검열과 선전 도구화 의혹, ‘숨참기 챌린지’로 어린이가 사망하는 등 틱톡 유해 콘텐츠의 폐해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싱가포르 화교 출신인 추 CEO는 미국 MBA 과정 이수 등 미국과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하며 틱톡이 미국 내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또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텍사스의 오라클 서버로 이전하는 사업 ‘프로젝트 텍사스’를 강조하며 “미국인의 데이터를 미국 회사에 의해 미국 땅에서 저장해 미국인이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추 CEO가 해명할 때마다 의원들은 “믿을 수 없다”고 되받는 풍경이 반복됐다.

경향신문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23일(현지시간) 틱톡의 안보 위협을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서 버디 카터 조지아주 의원이 추쇼우즈 틱톡 CEO에게 틱톡 숨참기 챌린지로 숨진 어린이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질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청문회에서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선전도구라는 의원들이나 중국으로 데이터가 넘어갈 우려는 없다는 회사 측이나 둘다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의원들이 중국 정부가 틱톡을 악용해 미국 데이터에 접근하고 정치 선전을 전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미 의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틱톡도 의원들의 우려를 덜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추 CEO가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 CEO에 직접 보고하고 있으며, 모기업이 여전히 미국 고객 데이터에 접근 가능하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의혹만 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정부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데 이어 바이트댄스에 틱톡 지분 매각을 명령했다. 의회에선 대통령에 틱톡 전면 금지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하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상원에도 틱톡 등 외국 정보기술(IT) 제품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미 행정부가 매각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다, 틱톡 금지령이 수정헌법 1조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내에서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인 1억5000만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인기있는 플랫폼인 틱톡을 영구 퇴출할 경우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면서 정치적 부담도 뒤따를 수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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