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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스프] "버스에서 내려와"…6년 만에 다시 외치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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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국회의원이면 15년 동안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중진 정치인인데요, 민주당 4선 의원들이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들이 생각한 갈등 수습책은 '버스에서 내려와'라는 이름의 운동입니다. 6년 전 국정농단 촛불시위 때의 일화에서 비롯된 운동인데요, 이 운동이 민주당을 화합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6년 만에 꺼낸 "버스에서 내려와"



민주당 4선 의원은 모두 11명인데요, 홍영표 의원을 제외한 10명이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제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와'라는 이름의 유래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촛불시위' 때로 올라가는데요, 당시 경찰버스에 올라가 강경 투쟁으로 나아가려던 일부 시민들을 향해 다수의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와"라고 외친 일화에서 비롯된 겁니다. 시민의 이런 노력으로 강경 투쟁에 제동이 걸리면서 평화시위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죠.

민주당에서는 이후 2017년 3월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처음으로 이 운동이 등장했는데요, 각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 폭탄'이나 '후원금 18원, 4(死)원' 등을 보내며 상대에 대한 공격에 나서자 이를 자제해 달라고 의원들이 모두 나섰습니다. '2017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또는 '1차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우원식 의원이었습니다.

민주당 4선의 고참 의원들이 6년 전 '1차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다시 꺼낸 건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섭니다. 쉽게 얘기하면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비명계(비이재명계)의 갈등 중재에 나선 겁니다.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에 참여한 10명의 4선 의원 가운데 김상희·안규백·우원식·정성호 의원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는데요, 친명(친이재명) 성향 정성호 의원의 참석이 눈에 띄긴 하네요.

기자회견에서 우원식 의원은 "'2023년, 버스에서 내려와'에서 제안할 내용은 명확하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 총선 승리는 지상 과제이고, 총선 승리의 선결 과제는 민주당의 단결"이라면서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우 의원은 지금의 민주당 상황에 대해 "단결이 아닌 대립, 토론이 아닌 날 선 공격이 앞서는 것 같아 참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상호 비토와 낙인찍기를 자제하고, 공론장을 활성화해서 당원과 지지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당원과 지지자에 대해서도 그릇된 행동에 대해 "당장 버스에서 내려와"라고 외쳐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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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당원, 지지자 모두의 행동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우선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상호 비토, 낙인찍기를 자제하고 공론화를 활성화하고 당원과 지지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하자, 그것을 강화해야 된다라고 하는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중략) 당의 단결과 화합을 바라는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들이 그릇된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 "당장 버스에서 내려와" 이렇게 외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


인적 쇄신 카드 꺼낸 이재명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내부 갈등 수습에 착수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계파 갈등 해소용 인적 쇄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임선숙 최고위원이 오늘(24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사의를 갖고 있다. 오늘은 현장 최고위원회의라서 사의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임 최고위원은 지난해 9월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됐는데요,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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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는 임 최고위원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합니다. 임 최고위원 후임에는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명계를 지도부에 포함시켜서 화합과 탕평 인사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죠.

이 대표 엄호에 앞장섰던 김의겸 대변인 교체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대변인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등으로 논란이 된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선일보' 취재로는 "박성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변인들은 교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앞서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등이 이재명 대표에게 전면적인 인적 쇄신으로 당의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건의했는데요, 이 대표가 이런 의견을 수용하고 비명계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가 당의 분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죠.

박용진 "개딸과 헤어질 결심"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이나 당직 개편으로 당내 갈등이 진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많습니다. 특히 강성 당원과 지지자들의 비명계 공격은 이재명 대표의 만류도 통하지 않아 마땅히 제어하기 어려울 정돕니다.

오늘(24일)만 해도 박용진 의원이 SNS에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원욱 의원 반대집회 예고 포스터를 올리고 이를 비판하는 긴 글을 올렸습니다. 글의 제목이 <변화와 결단: 개딸과 헤어질 결심>인데요, 제목이 여러 가지를 함축하고 있죠.

박 의원은 직설적으로 '개딸'을 작심 비판했습니다. "팀을 망치고 축구를 망치는 훌리건처럼, 정치훌리건, 악성팬덤은 정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박살 낸다", "반민주적 행위가 민주당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결코 방조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은 개딸과 헤어질 결심에서 출발한다"고 바짝 날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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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이고 정치훌리건입니다. (중략) 개딸들이 수박을 찢을 때 국민은 민주당을 찢는 개딸에 질립니다. 국민을 질리게 하는 정당이 어떻게 집권을 할 수 있습니까!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은 개딸과 헤어질 결심에서 출발합니다.


이재명 사퇴론도 공개 분출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명계의 공격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의 예외를 이 대표에게 적용한 데 대해 비명계 측이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헌 80조는 문재인 전 대표 때 당의 혁신 방안으로 대국민 약속을 하면서 '여러 가지 구설수에 있는 사람은 당직을 맡지 않도록 한다'는 기본 정신을 견지하려고 조항을 둔 것"이라고 당헌 80조 신설 배경을 설명한 뒤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과연 당당한가라는 점에서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표가 결단을, 자신의 신상에 관해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사퇴를 압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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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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