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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시승기] "착한 가격만 장점?"…트랙스 크로스오버, 살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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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트림 기준 경쟁 차종대비 400만 원 저렴
오토홀드·통풍시트 등 한국 특화 편의사양 대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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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가 출시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외관 디자인.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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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2052만 원입니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다양한 차량들 가운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차량 가격으로 이토록 화제를 모았던 모델이 있었을까 싶다. 통상적으로 동급 모델 대비 수백만 원가량 싼 모델들은 포장지를 뜯어보면 '이러니깐 이렇게 가격을 책정했지'라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러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 작심하고 내놓은 신차는 이같은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한 것 같다.

쉐보레의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최저 트림 기준 약 400만 원 이상 더 싼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편의사양 탑재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 22일 경기도 일산에서 파주까지 35㎞ 구간을 주행하며 쉐보레의 야심작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직접 체험해봤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 중 하나인 'RS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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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상위 트림인 'RS'(왼쪽)와 'ACTIV'의 정면 모습.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양에 차별화를 뒀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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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 대한 첫인상은 '날렵함'이었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특징을 융합한 CUV 모델인 만큼, 동급 SUV보다 차고가 낮고 후면 트렁크도 직각이 아니라 비스듬히 경사지도록 설계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고(높이)는 1560㎜로, 비슷한 크기의 현대자동차 소형 SUV '디 올 뉴 코나'(1580㎜)보다 30㎜ 낮았다.

높이는 낮지만, 앞뒤 길이는 길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축거(바퀴 간 거리)는 2700㎜로 경쟁차종인 코나와 기아 셀토스보다 길고, 심지어 쉐보레 브랜드 내 상위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보다도 긴 길이를 자랑한다. 낮고 긴 차체로 인해 옆에서 바라봤을 때, 좀 더 늘씬하고 날렵하다는 인상을 줬다.

전면에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강조한다. 미국 브랜드 차량의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검은색 유광(블랙 하이글로시)과 크롬 소재를 적절히 사용해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모습을 보였다. 아웃도어에 특화된 ACTIV트림은 그릴이 범퍼 하단부까지 연장돼 더 강렬한 느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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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옆모습. 앞뒤로 길이가 길고 전고(높이)가 낮아 날렵한 인상을 준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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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긴 축간거리 덕분에 내부 공간은 소형임에도 중형에 근접하는 넓이와 안락함을 선사했다. 특히 리어 오버행(차량 바퀴부터 뒷부분까지 길이)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면서, 2열 공간을 최대한 뒤로 빠지도록 설계됐다. 키 174㎝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레그룸이 충분히 확보됐고, 앞좌석 시트와 주먹 두 개 수준(20㎝)의 여유공간이 남았다. 다만, 지붕이 뒤로 갈수록 완만히 내려앉는 쿠페형 디자인 특성상 키가 180㎝ 이상 큰 사람은 천장과 머리가 가까워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곳곳에 적용된 다양한 편의사양도 눈여겨 볼만하다. 운전석 전동시트와 통풍시트, 뒷좌석 에어벤트, ECM 룸미러 등이 장착됐다. 8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을 장착해 요즘 트렌드에 맞도록 넓은 화면을 선사했다. 스크린과 계기판 연결되지 않아 탁 트인 느낌은 없었다. 대신, 주행 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크린이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여 배치해 몰입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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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운전석 모습. 8인치 컬러 클러스터(계기판)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듀얼 스크린이 탑재됐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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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내비게이션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으로도 지원된다. 내장 마감도 깔끔했다.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사용했음에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스티치 마감도 깔끔하고, 통풍구와 대시보드 아래에 붉은색 포인트를 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동력 성능도 차량의 포지션을 고려할 때 만족스러웠다. 직선 주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순식간에 치고 나갔다. 소형차의 경우 속도가 올라갈수록 힘이 부족하단 느낌이 들지만,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마치 중형세단처럼 가속력을 꾸준히 이어갔다. 터보엔진이라 반응이 0.3~0.5초 굼뜨게 나타나는 '터보랙' 현상이 간혹 나타났지만, 주행에 어려움을 주는 수준은 아니었다.



파워트레인은 1.2리터 'E-Turbo Prime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 토크 22.4kg·m를 제공한다. 1.2리터지만 사실상 2.0 자연흡기 엔진과 맞먹는 힘을 낸다.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돼 외부 소음 유입이 적었지만, 엔진음은 예상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3기통이라 엔진 구동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거기에 따라 엔진회전수(rpm)도 늘어나면서 엔진구동이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GENⅢ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는데, 고속에서 7~8단을 한 번만 더 넣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았다. 다만, 일상 주행에서 고속을 낼 일이 드물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공인연비가 리터당 12.7㎞였는데, 이날 주행에서는 리터당 13.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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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트랙스 크로스오버 ACTIV 트림'의 모습.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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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보조장치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현대차와 기아에서 탑재하는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은 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데,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일정 수준까지는 방치하다 정말 위험한 순간에 와서야 경고를 넣어주는 방식이다. 어댑티브 크루즈는 문제 없이 구동됐고, 보행자 감지와 제동시스템도 문제 없이 동작했다. 여기에 쉐보레 브랜드가 지금까지 넣지 않던 '오토홀드' 기능이 추가돼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에서의 불편함을 덜었다.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가격을 살펴보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기본트림은 경차 '캐스퍼' 풀옵션보다도 싸다. 흔히 말하는 "그 돈이면 상위차종 산다"라는 말처럼, "경차나 소형 SUV 살 바엔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산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격은(개소세 인하 기준) △LS 2052만 원 △LT 2366만 원 △ACTIV 2681만 원 △RS 2739만 원이다.

가장 낮은 등급인 LS트림과 중간 등급인 LT트림에서는 통풍시트, 인조가죽시트, 파워 리프트게이트, 선루프 등 최고트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생에 첫차 또는 세컨드카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히 구매 리스트에 넣을 만한 모델인 것 같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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