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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 “이재명, 호주 출장 때 김문기와 요트 낚시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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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李 비서 포함 3명 타”

“金 모른다”는 李 주장과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고(故) 김문기(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씨를 알고 있으면서도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로부터 “2015년 1월 14일 호주 출장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김문기씨, 시장 의전 비서 A씨 등 세 명만 따로 요트를 빌려 바다낚시를 함께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조선일보

2015년 1월 당시 해외 출장을 함께 간 이재명(왼쪽) 성남시장과 김문기(오른쪽) 성남도개공 처장이 식당에서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24일 공개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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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호주 출장’ 당시인 2015년 1월 12일 이 대표, 유동규씨, 김문기씨가 함께 골프 친 사실만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를 이 대표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변호인은 재판에서 “성남시장일 때 해외 출장을 16차례 갔고 한 번에 10여 명이 함께 갔는데 이 가운데 한 출장을 간 직원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호주 바다낚시’ 증언은 이 대표 측 주장과 배치되는 또 하나의 정황인 셈이다. 유동규씨는 “이 대표가 낚시를 좋아해 내가 가이드를 통해 요트를 섭외했다”면서 “요트에는 이 대표 일행 세 명만 탔고 다른 이용객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또 “요트를 빌리는 데 3000호주달러(현재 환율 기준 250만원)가 들었는데 내가 개인 돈으로 냈다”면서 “나는 이틀 전에 공식 일정을 빼먹고 골프를 쳤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요트만 빌려주고 낚시는 함께 가지 않았다”고 했다고 한다.

또 지난 3일 재판에서 김문기씨가 호주 출장 당시 한국의 가족에게 보낸 동영상이 재생됐는데 김씨가 “오늘 바다낚시 왔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검찰은 “(2015년) 1월 14일 이 대표와 김문기씨가 바다낚시를 즐긴 정황이 확인된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호주 바다낚시’ 진술은 이 사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앞서 수사와 재판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부터 김문기씨를 알고 있었다는 각종 정황을 제시했다. 검찰은 작년 9월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그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현안에 대해 김씨에게 대면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보고 시점과 내용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가 호주 출장 당시 김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진, 당시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나무를 감싸 안은 채 찍은 사진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반면,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2021년 12월 29일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 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공개했던데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 줬더군요. 조작한 거지요”라고 했다. 이 대표 측은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골프를 친 사람이 김문기씨인지 당시엔 몰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동규씨는 “김문기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직접 몰아 이 대표를 보좌했다”며 “(이 대표가) 거짓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이날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추가 사진을 공개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호주 출장 당시 김문기씨와 함께 찍힌 사진들을 한 블로그에 올렸다. 이 대표가 김씨와 함께 과일을 고르는 모습, 두 사람이 식당에서 마주 앉은 모습 등이 나왔다. 이기인 도의원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본인을 위해 일했던 김문기씨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이재명, 하루빨리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고 이재명의 거짓과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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