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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명품 대통령’ 아르노 LVMH 회장이 깜짝 방문한 韓 스타트업 어디? [내일은 유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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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대통령’ 아르노 LVMH 회장 방한이 화제다. 이번 방문에는 장녀인 델핀 아르노 크리스찬 디올 CEO, 아들 알렉상드로 아르노 티파니 부사장 등 가족들은 물론 30여명의 임원진을 대동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유통 대기업은 물론 디올성수 등 LVMH 계열 매장을 두루 둘러봤다.

더불어 이들 방문단이 포착된 서울 청담동 이색 공간도 있다. 임원진 회의 겸 새로운 트렌드를 모색해보는 자리였는데 서울 청담동 엔헤이븐이었다. 우연히 근처에 있다가 이들 방문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봤다. 이 자리에서 기자가 본 건 한 스타트업이었다. 알타바. LVMH 임원진 앞에서 회사 소개를 하는데 아르노 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유심히 발표를 지켜보고 있었다. 창업자는 구준회 대표.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2010년대 초중반 온라인 댄스 게임 ‘클럽 엠스타’를 만든 누리앤소프트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던 구 대표가 회사 매각 후 연쇄 창업한 회사가 알타바다. 알타바는 LVMH그룹과 인연도 남다르다. 2021년 LVMH 이노베이션어워드 Finalists 부문 수상을 한 데 이어 지난해는 LVMH 라 메종 드 스타트업(La Maison des Startups) 부문 23개 회사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초기 투자자 중 한 사람이 아르노 회장의 첫째 며느리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알타바는 LVMH 계열 펜디, 불가리, 겔랑 등의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네트워크를 보유했기에 이런 스타트업을 만들었나 궁금해진다.

매경이코노미

LVMH 임원진 앞에서 회사 소개를 하는 구준회 대표 (박수호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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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구준회 대표와 일문일답.

Q. 회사 소개 후, 아르노 일가 반응은 어땠나.

먼저, 소개 장소에는 아르노 일가 외에도 100명 가까운 LVMH 임원들이 있었다. LVMH그룹은 명품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그들은 선구적인 기술이 가져다주는 비즈니스 영향력에 대한 비전 또한 확고히 갖고 있다. 또한 아우라(Aura)라는 블록체인을 다른 명품 브랜드와 함께 구축해서 본격적으로 웹3(Web3) 영역으로의 진출도 선언했다. 그래서인지 알타바가 Web2, Web3,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기술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 같다.

사실, 이미 알타바는 LVMH그룹 내 여러 브랜드와 함께 일하며 그들이 Web3로 진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가 아는 모든 명품 브랜드들이 Web3 진출을 로드맵의 일부로 두고 있다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걸 경영진이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 행보만으로 명품 브랜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Q. ‘Web2, Web3,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기술’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가.

메타버스는 잘 알 것이다. 알타바가 서비스하는 앱은 일단 가상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버추얼 패션, 즉 가상 패션 아이템을 다양하게 입힐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제 브랜드 옷을 동시에 구매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다른 앱과 다르다. 현실에서도 입을 수 있고 메타버스에서는 내 캐릭터에게 입히거나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술. 게다가 그 아이템의 실감도가 현실과 매우 가깝다는 점이 특히 다르다. 알타바는 골프 브랜드도 전개한다. 그런데 종전과 완전 다른 방식이다. 웹3 생태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식재산권(IP)인 BAYC(Bored Ape Yacht Club)를 바탕으로 제작된 ‘BAGC(Bored Ape Golf Club, 지루한 원숭이 골프 클럽)’ NFT를 발행했다. 그리고 BAGC 홀더(NFT 소유자)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명품 골프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을 내놓고 이를 실제 홀더가 쓸 수 있게 한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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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바 메타버스 서비스(알타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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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명품 브랜드는 콧대 높기로 유명하다. 알타바는 신생 브랜드인데 어떻게 글로벌 명품 브랜드 본사와 협업할 수 있었나.

알타바는 2018년에 창업했다. 이전 창업 때 클럽 엠스타라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때 이미 캐릭터에 옷을 입히는 사업 모델로 돈을 벌어봤다. 2011년에 출시했던 게임인데 당시 ARPU(사업자의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8만3000원이 나올 정도였다. ‘만약 명품 브랜드를 게임 아이템으로 판매한다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당시 열심히 명품 브랜드를 뚫어보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유는 파리, 밀라노 등 명품 본사의 임원진과 연이 닿지 않았다. 넷마블에 회사를 매각 후, 나와서 지금의 공동 창업자를 뉴욕패션위크에서 우연히 만났다. 엘리자베스 본 구트먼(Elizabeth Von Guttman). 그는 명품 매거진 시스템(System)의 창립자이자 패션 에디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대부분 엘리자베스를 알았다. 그녀에게 내가 갖고 있는 비전 ‘Taking Luxury fashion into virtual world’, 즉 명품 패션을 가상세계로 가져가는 데 동참해달라 했다. 실제로 입을 수 있는 명품 패션을 가상 세계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뜻이다. 흔쾌히 동의해줬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만들었다.

Q. 주력 사업 모델은 . 매출은 어디서 발생시키나.

알타바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주 사업 모델은 세 가지다. 모바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메타버스 사업 ‘월즈 오브 유(Worlds of You)’, 디지털 자산인 NFT를 중개하는 ‘알타바 마켓’ 그리고 선도적인 브랜드를 대상으로 맞춤형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알타바 B2B 비즈니스’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명품 브랜드가 먼저 협업 제안이 왔다. 제한된 인원을 모아 전시, 신제품 공유, 네트워킹을 한다. 앤헤이븐 공간에서는 브랜드를 위해 3D 영상을 제작, 소개해주고 만찬 파티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준다. 많은 명품 브랜드가 이 서비스를 이용, 회사에 큰 힘이 됐다. 가장 최근에도 클라랑스(Clarins) NFT 공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매경이코노미

LVMH 임원진 앞에서 알타바 회사 소개하는 장면(박수호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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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알타바 마켓은.

아무나 NFT를 사고 파는 오픈 마켓 플레이스는 아니다. 알타바 자체 프로젝트만 지원하는 P2P 마켓 플레이스로, 지난해 세컨드스킨(SecondSkin), BAYC 유저들과 콜라보한 BAGC라는 자체 NFT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블록체인 한파라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 BAGC 경우에는 5월 말에 더현대 대구에서 IP를 활용한 팝업 스토어도 오픈한다. 홀더들의 IP를 직접 회사가 가져다가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 파는 Web3 시대 커머스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알타바 ‘Worlds of You’는 일종의 가상 부동산 거래 프로젝트다. 5월에 랜드 판매와 새로운 업데이트 버전으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Q. 메타버스, NFT, 웹3 등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알타바는 그럼에도 왜 이 시장에 주목하나.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지난 일요일에 두바이, 부카레스트, 이스탄불 출장을 통해 패밀리 오피스, 투자가, 언론사들, 블록체인 커뮤니티, 정부 기관 등과의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다. 전 세계가 블록체인과 Web3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도 놀랄 정도였다.

두바이의 경우, 적극적으로 메타버스와 Web3를 육성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유치도 엄청 적극적이다. 물론 많은 부정적인 뉴스들도 많이 나온다. 이 또한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수순이라 생각한다.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이 기간을 버티는 회사들이 승자로 남아 다음 10년을 이끌어나갈 것이다. 우리 알타바는 블록체인, Web3가 주는 근본적인 긍정적 영향력을 믿는다.

Q. 챗GPT 등장 이후 AI가 크게 재조명되고 있다. 알타바도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나.

알타바도 AI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하지만 단계를 갖고 접근할 계획이다. 일단 1단계는 머신 러닝을 통한 데이터 학습이다. 실제 서비스상의 데이터들이 충분히 축적되면, 그 다음은 먼저, 우리 메타버스 생태계 중심인 크리에이터 경제의 디자인 툴에 적용하려 한다. 하우스(Haus)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누구든지 알타바가 제공하는 IP들과 툴 그리고 마켓 플레이스를 활용, 디지털 패션, 실제 의상을 제작하고 유통할 예정이다. 이럴 때, AI를 통해서 특정 트렌드 분석, 제안을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해줄 것이다. AI는 디자인뿐 아니라 유통 순환 구조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Q. 앞으로 어떤 회사로 키워내고 싶은가.

지금은 Web2와 Web3의 교차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커머스 모델에 관심이 많다. 지금 현재의 Web2 기반의 커머스 모델은 앞으로 다가오는 세상에 더 이상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알타바가 꿈꾸는 세상은 어느 하나가 모든 데이터를, 매출을 독식하는 세상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공존하고, 나누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Web3를 활용한 Web2를 포함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의 넥스트 커머스 모델을 선보이려 한다. 많은 도전이 있겠지만, 알타바가 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립하고 선두 주자로 자리 잡을 것을 확신한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할 것인가(웃음)?

매경이코노미

구준회 알타바 대표(알타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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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유니콘] 매경이코노미는 유니콘 기업에 도달할 만한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찾아 리더십, 케이스 스터디 등 다채로운 시각으로 정말 유니콘이 될 만한지 집중 파헤쳐보는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고, 협찬과 관계없이 기자가 직접 발굴하고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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