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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뛴 건 다 이유가 있다… 구위와 기교를 한몸에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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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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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수준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100만 달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특급’ 선수를 영입하는 건 여전이 어렵다. 그래서 에릭 페디(30NC)의 KBO리그 입단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

페디는 현역 메이저리거에, 현역 메이저리거 선발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큰 기대를 모은 페디는 2017년 워싱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102경기(선발 88경기)에서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메이저리그 29경기 중 27경기를 선발로 나갔고, 지난해에도 27경기 출전 모두가 선발이었다. 127이닝을 던졌다.

KBO리그에 오는 선수 중 직전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0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도 많지 않은데, 페디는 메이저리그에서 127이닝을 던졌으니 네임밸류만 보면 근래 입단한 외국인 선수 중 최고였다. 그리고 페디는 왜 자신이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기간 선발로 뛰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25일 광주 KIA 시범경기 투구는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KIA 타선은 지난해 리그 최정상급 타선이었고, 25일 라인업에는 나성범과 최형우를 제외한 사실상 주전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페디는 5⅔이닝 동안 72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KIA 강타선을 잠재웠다.

구위파와 기교파를 나눌 필요도 없었다. 페디의 투구에는 구위와 기교가 모두 숨쉬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신체조건이 좋아 상대 타자를 압박할 만한 타점과 구위를 가지고 있는데다 똑바로 오는 공은 없었다. 우타자 바깥쪽에서 살짝 말려 들어가는 투심패스트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컷패스트볼에 슬라이더커브까지 모두 섞어 던지며 위용을 발휘했다. 홈플레이트까지 비슷하다 오다가 타자 앞에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공에 KIA 타자들이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2㎞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도 149㎞에 이르렀다. 140㎞대 초중반대에 형성된 커터, 평균 140㎞ 수준이었던 체인지업, 그리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힘 있게 떨어지는 커브까지 던지면서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한가운데 몰리는 공이 아니라면 뭔가를 노리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유형의 투수였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도 과시했다.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12⅔이닝을 던진 페디의 평균자책점은 0.71.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4사구는 2개에 그쳐 탈삼진/볼넷 비율도 좋은 편이다.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유형의 선수도 아니고, 경기 경험이 풍부해 잠깐의 난조도 스스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에이스로서의 덕목을 두루 갖춘 투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페디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모든 구종이 제역할을 하는 피칭이었다. 전지훈련부터 시작해서 시범경기를 통해 체인지업에 구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오늘 경기때 좋게 형성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시즌 시작하면 야간 경기가 많을텐데 시범경기 마지막 일정을 야간경기 적응하는 시간으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다. 시범 경기 마지막을 좋은 결과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NC는 지난해까지 4년간 팀의 에이스로 마운드를 이끌었던 드류 루친스키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페디가 루친스키의 몫을 오롯이 대체해줘야 팀이 5강 이상으로 갈 발판을 만들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페디의 투구를 계속해서 분석하고 있는 상대 팀들의 도전은 더 집요해지겠지만, 지금까지는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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