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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속도로 손 놓고 달려요"···기아 EV9, 대형 전기 SUV 선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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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글로벌 시장 데뷔

전에 없던 대형 전기 SUV 차급 개척

대용량 배터리로 500㎞ 이상 주행 목표

손 놓아도 가는 '레벨3' 자율주행 첫 적용

카니발보다 긴 축간거리로 실내 공간 넓혀

보조금 수령 가능한 가격에 2분기 韓 출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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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000270)가 모하비만 한 크기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공개했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두 번째 야심작이다. 500㎞ 이상을 주행하는 대용량 배터리와 ‘레벨3’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적용, 플래그십(주력) 전기차에 맞은 상품성도 구현했다. EV9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로 2분기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29일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열고 글로벌 시장에 첫 대형 전기 SUV의 탄생을 알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행사에서 “EV9은 3열 대형 SUV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 전기차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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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은 전에 없던 대형 전기 SUV 차급을 개척하는 모델이다. 준중형 차급이 주를 이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처음 등장한 대형 SUV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테슬라 모델X도 3열을 갖췄지만 실내 공간을 고려하면 대형 SUV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EV9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되는 대형 SUV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EV6 이후에 곧바로 플래그십 모델을 선보인 것은 기아가 그만큼 전기차 사업에 자신감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아는 EV9에 99.8㎾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공력 성능을 강화해 1회 충전 시 500㎞ 이상의 주행거리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370㎞를 갈 수 있는 EV6 기본형 모델보다 주행거리를 130㎞ 이상 늘렸다. EV9은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350Nm의 2WD 모델과 최고출력 283㎾, 최대토크 600Nm의 4WD(사륜구동) 모델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4WD 모델은 부스트 옵션을 추가하면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이 5.3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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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을 집약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기능도 부각했다. 고속도로자율주행(HDP) 기술이 대표적이다. HDP는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시속 80㎞까지 고속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로 EV9 GT-라인에 기아 최초로 적용됐다. 레벨3 자율주행은 주행을 제어하고 변수를 감지하는 역할을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담당한다. 전방 차량이나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도 자율주행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해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도 EV9에 처음 도입한 기능이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듯 차를 인도 받은 뒤에도 원하는 편의 기능을 구매해 자유롭게 차량에 추가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원격 주차·출차·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을 구현할 수 있는 라이팅 패턴, 차에서 영상·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 등 세 가지 기능이 우선 제공된다.

디자인은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충실히 반영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서로 대비되는 조형을 조화롭게 배치한다는 뜻이다. 실제 EV9은 차체를 각지고 웅장하게 디자인하면서도 곳곳에 직선과 곡선을 어우러지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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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플랫폼 ‘E-GMP’의 장점을 활용해 실내 공간도 넓혔다. EV9의 축간거리(앞·뒷바퀴 축 사이의 거리)는 3100㎜로 기아의 대표적인 레저용차량(RV) 카니발(3090㎜)보다 길다. 실내 공간을 넓힌 덕분에 시트 구성도 자유로워졌다. 2열에 180도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 시트를 적용하면 2열과 3열을 서로 마주 볼 수 있다.

기아는 2분기에 EV9의 양산과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송 사장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고객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국내 판매 가격은 8500만 원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 전액을 받으려면 가격이 5700만 원 미만이어야 하며 5700만~8500만 원인 전기차는 보조금을 절반만 받을 수 있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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