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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상복 입고 '폐과' 선언한 소청과 의사들…정부 "긴급대책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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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의사회 "10년간 수입 28%↓…병원 운영 더 이상 불가능"

복지부 "발표과제 차질 없이 이행…인력난 해소 위한 의정협의 지속"

노컷뉴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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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개원의들이 모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저출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폐과'를 선언했다. 정부는 소아 진료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들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면서도,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상복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아픈 아이들을 고쳐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오늘 자로 대한민국 소청과라는 전문 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이 28% 줄어들었고, 최근 5년 동안 소청과 의원 662개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는 통계도 들었다.

임 회장은 "소청과 전문의들은 한없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나라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소청과 전문의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 상태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국내 의료체계 상 소청과는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다. 또 올해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된 로타바이러스처럼 그나마 운영을 지탱해준 백신 접종도 대다수 정부 사업으로 편입된 영향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임 회장은 "심지어 로타바이러스장염 백신 접종은 기존 소청과에서 받던 가격의 40%만 받도록 질병관리청이 강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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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전문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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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가 지난달 22일 내놓은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에 대해선 "가장 큰 문제는 소청과 의사 공백으로 진료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 것인데, 보건복지부는 엉뚱하게 시설 확충을 해결책이라고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소아의 증상을 토대로 중증도를 판별해 내원 의료기관을 안내하는 등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내용을 두고는 "(아이들은) 동일한 증상으로 내원해도 고려해야 할 많은 다른 질환들이 있다. 대면 진료조차 오진의 가능성이 있는데 전화를 통해 증상을 상담하고 처치를 안내하는 것은 정신 나간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추가 및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진료기능 강화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확충 △소아 입원료 인상 및 연령 가산 등 1분기 이행점검 결과, 16개 주요과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야간·휴일의 대면 진료 확대를 위한 보상 강화방안 등은 현장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필수의료 분야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의정협의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발표 후 이행상황을 매월 점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분기별 이행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의료현장과 소통하면서,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들의 소아의료 이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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