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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우두머리 죽자 다른 늑대들도 안락사… 英동물원 “최후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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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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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동물원이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가 죽자 다른 늑대들까지 모두 안락사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던디에 위치한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는 전날 “우두머리 수컷 늑대 로키가 지난 21일 받은 수술 합병증으로 고통을 받아 오늘 인도적으로 안락사됐다”며 “고통으로부터 동물을 구하기 위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로키가 안락사된 날 그와 함께 지내던 다른 늑대 4마리도 안락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로키와 무리생활을 했던 다른 4마리 늑대들은 (로키가 사라진 후) 불안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며 “(이번 결정은) 최후의 수단이었다. 우리 팀은 모두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센터 측은 지난 23일에도 “로키가 수술을 받은 이후 늑대 무리가 유난히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 센터는 늑대 상태가 돌아올 때까지 폐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센터 페이스북 계정 등에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를 안락사한 것이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왜 늑대들이 모두 안락사를 당해야만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 자세한 설명을 해 달라”, “남은 늑대들에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센터 측이 어쩔 수 없이 이런 결정을 했겠지만 매우 실망스럽다. 피할 수 있었던 생명의 손실이다”, “가족 한 명이 사라졌다고 모두를 죽이면 어떡하나” 등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센터 측은 “응원을 보내준 여러분들게 감사하다”며 “이 어려운 결정은 전문가의 조언 및 관련 기관과의 협의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스코틀랜드 왕립동물학회가 운영하는 하이랜드 야생동물 공원도 2006년 늑대 무리 전부를 안락사시킨 바 있다. 당시 공원은 늑대 특성상 수컷 우두머리가 죽으면 암컷 늑대가 다른 수컷들의 서열을 인정하지 않아 늑대들끼리 서로 죽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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