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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프로야구 선수협 “박동원 제보까지 엄청난 고민... 뒷돈 2차례 이상 요구, 금액 억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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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만남때 '예'라고만 대답, 두 번째 만날 때 정확하게 인지하고 녹취”
“녹취 들어봤지만 절대 농담이라고 할 수 없어”
“은사이고 스승이셨던 분이 이런 이야기했다는 것에 선수 본인도 큰 충격”
“선수 본인 몇 개월 동안 고민... 기아 구단주에게 알린 것은 3월 초”
“요구 금액 억대 이상이었던 것 맞다"


파이낸셜뉴스

기아 타이거즈는 장정석 단장을 3월 29일 오전 해임했다. 박동원에게 FA 과정에서 뒷 돈을 요구한 사실때문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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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은 해당 사태를 대하면서 박동원(33, LG트윈스)이 이 사실을 기아 구단에게 고발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미 기아 선수가 아니고 FA 대박을 터트린 상황에서 고발하기는 쉽지 않았고, 마음 고생도 엄청났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스승이셨던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선수협은 전했다.

선수협에 따르면 해당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 대략 작년 8월 후반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기아 구단과 선수협회에 알린 것이 3월 초였다.

아래는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과의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 해당 사건이 있었던 것이 대략 언제쯤인가.

▲ 선수에게 정확한 날짜까지 묻지는 않았고, 시기를 대략 물어봤을 때 작년(2022년) 여름 끝나갈 시점인 8월 후반 정도로 알고 있다.

― 녹취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 두 번째 만났을 때 녹취를 한 것이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당황해서 금전 요구에 즉답을 못하고 그냥 계속 ‘예’ ‘예’ 라고만 대답을 하고 헤어진 것이고, 시즌 중에 두 번째 다시 부르니까 선수도 ‘아~ 또 돈 이야기를 하는구나’라고 인지하고 녹취를 시도 한 것이다.

― 요구한 금액이 컸다고 들었다.

▲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는 사람 따라 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분(장정석 단장)은 작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 억대 이상의 금액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 맞나
▲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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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전 단장이 금전을 요구한 것은 작년 8월경 원정숙소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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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석 전 단장의 경위서는 ‘억울하다. 농담이었다’ 는 입장이다
▲ 지금까지 계속 말씀드렸듯이 녹취를 들어본 입장에서는 농담으로는 절대 받아들일 수는 없는 그런 이야기였다.

― 이런 시기에 이런 큰 사건을 고발하고 세상에 알리려고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
▲ 나도 야구계에 수 십년 근무를 했지만, 이런 사태가 눈앞에서 펼쳐지니까 황당하더라. 내 두 귀를 의심하고 나도 며칠 동안 소위 멘탈붕괴가 있었다. 야구계가 이런저런 이슈로 혼란에 처해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박동원 선수 본인이 혼자 반년을 고민한 것이다. 이를 알아주길 바란다. 얼마나 고심을 했겠는가. 은폐의혹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다. 지금 야구계가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시즌 시작하기 전에 기왕 상처가 크게 난 것이고 개막전 이전에 모두 털고 가자는 심정으로 기아 구단에 알릴 결심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환골탈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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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로 이적한 박동원 [LG 트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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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적인 처벌도 가능한가
▲ 현물이 오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인 처벌이 되겠는가. 현실적으로 오고 간 금품은 없기 때문에 법적인 처벌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법률에서는 비전문가인 나의 생각이다.

―과거에도 이런 관행이 있었던건가
▲ 아니다. 없었으니까 더 충격이었다. 자기 은사였고 스승이었던 분이 그런 요구를 하니까 더 충격이었다고 했다. 박동원은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렇게 할 수 있는데 다른 선수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선수 본인의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다.

― 기아 구단에 보고를 한 시점은 정확히 언제인가
▲구단주에게 선수 본인이 3월 초에 메일로 직접 보냈다. “기아에 있을 때 정 단장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고, 그 분이 그 자리에 있는 한 제2, 제3의 나 같은 사례가 발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아 구단에도 전혀 좋을 것이 없다”라는 내용을 기아 구단에 전달했다.

― 3월 초에 기아 구단에 메일을 보낸 것 치고는 처리가 오래 걸렸다.

▲ 대기업 회장님께는 메일이나 청원이 한 두 개 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시간이 걸린 것은 그때문일 것이다. 다소 늦게 인지를 하고 기아 구단 내부에 조사를 지시했다. 해당 조사를 기아 구단이 착수 해서 오늘 이런 징계 및 해임 절차가 나온 것 이라고 생각한다. 선수협에서 생각할 때는 그래도 기아가 상당히 빠르게 처리를 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사를 통해 양측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적절한 조치를 한 것이다.

― 선수협은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 우리가 이 사태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앞으로 이런 사태가 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향후 이런 사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선수협에 알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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