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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최대 실적으로 역량 입증한 윤호영, 카뱅 대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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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4연임 확정 '9년 집권'
이번 임추위 참여 안했지만
측근 사외이사 꾸준히 앉혀
최근 3년간 부결처리 1건뿐
불어난 몸집만큼 견제 필요해
금융지주 CEO 선임과 대조적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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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가 4연임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의 설립부터 함께한 윤 대표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한 만큼 연임될 이유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지배구조를 둘러싼 의구심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이번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는 윤 대표가 포함되지 않았으나 측근 인물로 사외이사가 지속해서 채워지고 이사회의 안건 가결율이 100%에 육박하는 등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호영 4연임 성공… 임기만 9년

29일 카카오뱅크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윤호영 현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를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다. 지난 2014년 카카오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카카오뱅크 설립의 초석을 닦은 윤 대표는 이번 연임으로 총 9년간 카카오뱅크 수장으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금융권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이 관례처럼 여겨졌음에도 윤 대표처럼 9년 이상 집권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5대 금융지주의 역대 회장 18명 중 9년 이상 재임한 인물은 김정태 전 하나금융회장과 라응찬 신한금융 초대 회장, 단 2명뿐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11월까지 임기를 소화할 경우 윤호영 대표와 마찬가지로 9년의 임기를 채운다.

윤 대표의 4연임은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 착수하며 CEO 장기집권을 견제하고 나선 것을 고려할 때 더욱 대조적이다. 이는 타 금융지주가 '주인 없는 회사'인 것과 달리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이 1, 2대 주주로 카카오뱅크의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소유권이 명확한 만큼 소유분산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한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타 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5% 안팎만 소유한 상태다.

■'지배구조 개선' 지적도

일각에서는 윤 대표의 연임을 두고 카카오뱅크도 타 금융사와 비슷한 수준의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금융사의 '셀프 연임'이 반복된 데에는 CEO가 직접 임추위에 들어가거나 기존 CEO와 연관이 있는 인물로 사외이사가 구성됐기 때문인데 이러한 모습이 카카오뱅크 이사회에서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창립 이후 2연임까지는 차기 대표 후보 결정하는 임추위에 직접 참석했다. 3연임에 성공한 지난 2021년 3월부터는 임추위에서 빠졌으나 기타비상임이사에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선임, 우군을 확보해 연임을 이어갔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김성수 대표 이전에 기타비상무이사 역시 김주원 전 카카오 부회장이 역임했다. 이날도 카카오뱅크는 주주총회에서 카카오 CFO 출신의 송지호 크러스트 유니버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카카오뱅크의 규모가 커진 만큼 경영진을 향한 견제 또한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3년 간 지배구조 및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사회는 지난 3년간 총 239개의 부의 안건 중 단 1건의 안건만 부결 처리했다. 또 4대 금융지주의 경우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지난 2011년부터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조하며 회장의 연령을 70세로 제한했으나 카카오뱅크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윤 대표가 뛰어난 경영 역량을 보인 만큼 연임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금융사가 CEO의 임기를 제한하는 것은 기업의 혁신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카카오뱅크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어 기업의 새로운 변화나 성장을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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