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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WBC 실패, 서준원·장정석 사태' 위기의 한국 야구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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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고개 숙인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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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가 위기를 맞았다. 국제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뒤에도 문제의 사건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시작이었다. 지난 2013, 2017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한국 야구 대표팀은 4강 이상 진출을 목표로 내걸고 결전지인 일본 도쿄로 향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초라했다. 대회 전부터 강조했던 첫 경기 호주전에서 7 대 8 석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숙명의 라이벌로 여겼던 일본을 상대로 13 대 4 대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점수 차가 9점으로 벌어졌는데 1점을 더 줬더라면 콜드게임의 치욕을 당할 뻔했다.

이어진 체코전에서 대회 첫 승을 거두며 극적인 2라운드(8강) 진출을 바라봤지만 호주가 3승을 챙기면서 2위를 확정해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마지막 중국전에서 WBC 단일 경기 최다인 22점을 터뜨리며 22 대 2 대승을 거두고도 또 다시 2라운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3개 대회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한 한국 야구 대표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한국 야구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인데 몸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WBC에서의 부진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기존 4위(4,049점)에서 한 단계 내려간 5위에 자리했다. 반면 대회 전 경기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랭킹 1위(5,323점)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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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사진 왼쪽), 장정석 단장(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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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는 단순한 순위일 뿐이다. 공교롭게도 대회 이후 한국 야구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야구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롯데 투수 서준원이 시작을 알렸다. 서준원은 지난해 8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해 아동 청소년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롯데 구단은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서준원을 퇴단 조치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에게 참가 활동 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20년 결혼을 하고 자녀까지 둔 서준원의 범죄 혐의가 준 충격은 컸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제1회 고교 최동원상 수상자인 서준원의 상을 박탈하면서 "앞으로도 사회적 패륜 범죄와 중범죄를 범한 수상자는 고교 최동원상과 최동원상을 가리지 않고 '수상 박탈'과 관련해 이사진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KIA 장정석 단장이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포수 박동원(LG)과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KIA 구단은 제보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거쳐 장 단장을 해임 조치했다.

장 단장은 KIA 구단에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농담성 발언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IA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정석 단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고 전했다.

잇따른 사건으로 혼란에 빠진 와중에 프로야구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KBO 리그는 30일 오후 2시 개막 미디어데이를 진행한 뒤 오는 4월 1일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앞서 시범 경기에 많은 관중이 들어오면서 여전한 인기를 확인했지만 끊이지 않는 논란 속 흥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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