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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무도 맛본 이 없다"...멸종 매머드 DNA로 만든 미트볼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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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00년 전 멸종한 대형 포유동물 매머드의 DNA를 바탕으로 만든 세포 배양육 미트볼이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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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가 28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의 '네모' 과학전시관에서 공개한 매머드 DNA 기반 배양육 미트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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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로이터·CNN 등에 따르면 이날 배양육을 개발하는 호주 스타트업 '바우'의 창업자 팀 노크스미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과학전시관에서 '매머드 미트볼'을 공개했다.

세포 배양육은 일반 육류와 달리 세포를 배양해 얻는 육류로, 동물을 죽일 필요가 없고 고기를 얻기까지 일반적인 가축 사육보다 탄소 발생량이 적어 서구 일각에선 '미래 고기'로 각광 받고 있다.

바우는 매머드 세포의 유전정보에 관한 공개 자료를 활용해 복원에 활용했다. 정보가 비어있는 부분은 현존 동물 중 매머드와 가장 가까운 아프리카코끼리의 유전 정보로 보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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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로브스크 박물관의 매머드 모형.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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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스미스는 매머드 세포의 유전정보를 양 세포에 넣고 실험실에서 배양해 미트볼을 만드는 데 충분한 양의 육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우절 장난이 아니다"며 "이는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공개한 '매머드 미트볼'은 일회성 프로젝트로, 실제로 맛본 사람은 없고 상품화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배양육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공론화하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노크스미스는 AP뉴스에 "털이 북슬북슬한 매머드는 전통적으로 상실의 상징이었다. 이제 우리는 매머드가 기후변화로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를 위해서 더 나은 흥미진진한 미래의 상징이 될만한 것"을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CNN "'매더드 고기'라 보긴 어려워"



반면 CNN은 이날 공개된 미트볼에 대해 "매머드 고기라고 부르는 건 무리"라고 평가했다. '극소량의 매머드 DNA가 포함된 실험실 배양 양고기'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바우의 연구원들은 포유류 동물에서 나오는 육류의 질감, 빛깔, 맛을 만들어내는 미오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재현하는 데 노력했다고 CNN는 전했다. 고기의 총량은 약 400g으로, 미트볼의 크기는 소프트볼보다 크고 축구공보다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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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가 28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의 '네모' 과학전시관에서 공개한 매머드 DNA 기반 배양육 미트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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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바이오공학 연구소에서 선임 그룹 책임자이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언스트울프탱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는 "게놈의 관점에서 보면 다른 온갖 양 유전자 속에 매머드 유전자 딱 하나가 들어 있는 것"이라며 "2만5000개 유전자 중 한 개"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를 참여한 연구자들도 먹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바우의 최고과학책임자인 제임스 라이올은 "보통은 우리 제품을 맛보고 여러 시도를 하지만 (이번엔) 즉각 맛보기가 꺼려졌다"고 털어놨다. 4000년 이상 존재하지 않았던 단백질을 재현했는데, 이 특정 단백질이 알레르기 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러브 데일런 스톡홀름대 교수는 '매머드 미트볼' 프로젝트에 대해 과학적 가치는 크지 않다면서도 "당연히 맛보고 싶다. 진짜 매머드 고기보다 더 나쁜 맛이 날 리 없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2012년 시베리아 현지 조사 당시 자연 냉동 상태로 수천년간 보존된 새끼 매머드의 사체 일부에서 나온 고기 조각을 맛본 적 있다고 한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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