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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원순이 민주열사? 전태일 묻힌 모란공원 이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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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0년 7월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에서 한 여성이 조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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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민주화·노동운동가들이 안장된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옮겨진다. 이곳엔 전태일 열사, 박종철 열사, 문익환 목사, 백기완 선생 등 150여명의 민주열사와 노동운동가들이 잠들어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묘소는 오는 4월1일 오후 3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옮겨진다. 2020년 숨진 박 전 시장은 생가가 있는 경남 창녕에 묻혔다. 그런데 2021년 9월 한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 묘소를 삽으로 파헤쳐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고, 박 전 시장 유족들이 묘소 이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식에는 가족과 최측근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란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공동묘지로, 민주화·노동 운동가들이 다수 안장돼 있어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린다.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와 문익환 목사, 백기완 선생, 노회찬 전 의원 등 150명의 묘소가 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평소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묻힌 모란공원에 가고 싶다’는 생전 뜻에 따라 이곳에 묻혔다.

박 전 시장 묘소 이장을 두고 일부 여성계에선 “시기상조 아니냐”는 반발도 나온다. 박 전 시장은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직후 숨진 채 발견 돼 성추행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밝혔지만, 박 전 시장 유가족은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한 언론에 “민주열사 예우공간인 모란공원으로 묘역을 이전하는 것도 박 전 시장의 명예 회복을 위한 연장선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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