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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5·18 당시 헬기 사격 증언’ 故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전우원씨 기꺼이 만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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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BC 라디오서 “진상 규명 위해 앞으로 어떻게 협조해줄 것인지 묻고 싶다” 밝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27)씨가 31일 가족 중 처음으로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와 유가족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한 가운데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전씨를) 기꺼이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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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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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신부는 31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손자가 사과했다는 것 자체는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전두환은 사과는커녕 온갖 핑계를 대며 재판을 우롱하고 ‘왜 이래’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며 “(가족들은) 손자를 병자로 몰아가면서 여전히 진실을 감추려고 애를 쓰는데 참 개탄스럽다”고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앞서 2017년 4월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두고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폄훼해 이듬해 5월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 판결을 앞두고 숨졌다.

조 신부는 “(전우원씨 사죄로) 가족들이 다 같이 사과하면서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해 협조한다면 국민의 한(恨)스러운 마음을 풀 수 있는데 그들은 여전히 그런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전우원씨를 만나 진상 규명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협조해줄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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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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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이날 오전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희생자와 유족들을 만나 “저의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다. 죄인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군부독재 두려움 속 용기로 독재에 맞섰던 광주 시민 여러분이 영웅”이라며 “우리나라가 오래 아픔의 역사를 겪었음에도 전두환씨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거꾸로 흐르게 했다”고 사죄했다.

전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로 이동해 희생자들의 묘에 참배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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