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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봄에 취하네" 4년 만에 노마스크 벚꽃놀이…상춘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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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후 첫 벚꽃놀이…평일에도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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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을 걷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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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세정·조소현 기자, 이장원 인턴기자] "기분에 취하고, 날씨에 취하고, 꽃에 취하네요~. 오길 너무 잘했어요."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만난 50대 조애숙 씨는 연신 휴대전화 셔터를 누르면서 미소를 지었다.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서 4년 만에 맞이한 '노마스크 벚꽃놀이'다.

이날 윤중로 벚꽃길은 평일에도 벚꽃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부터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고 온 60대, 대학생으로 보이는 연인들, 외국인 관광객,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여성까지 각양각색의 상춘객들은 벚꽃을 만끽했다.

한껏 따뜻해진 날씨 덕에 올해 꽃망울은 평년보다 일찍 터졌다. 시민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직장인들은 정장 외투을 벗어 한쪽 팔에 걸치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 반팔 차림의 이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마스크를 벗고 꽃내음을 맡았다.

최교훈(26) 씨는 "여자친구랑 같이 놀러 나왔다. 이렇게 사람이 북적이는 것이 오랜만이라서 기분이 좋다"며 "(마스크를 안 써서) 상쾌하다. 날씨도 좋아서 더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20대 이지현 씨는 "집 근처 꽃도 예쁘지만 축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왔다. 나온 김에 서울구경도 하려 한다"며 SNS에 올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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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벚꽃 개화가 예년보다 빨라진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윤중로에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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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코로나 학번'인 김현정(22) 씨도 4년 만에 벚꽃놀이를 즐겼다. 친구와 함께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서 포즈를 취하던 현정 씨는 "제가 19학번인데 입학했을 때 벚꽃놀이 보고, 그 이후로 한 번도 못 보다가 오늘에서야 나왔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고등 3학년인 강인규 학생은 "오늘 재량휴업일이라서 나왔다. 맨날 교실에 있다가 이렇게라도 나오니까 좋다. 사람들 맨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코로나 직후 전면 통제됐던 윤중로 벚꽃길은 지난해 다시 전면 개방됐다. 노마스크는 벚꽃놀이는 올해가 4년 만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해 9월26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다. 올해 1월30일 실내 마스크를 해제했으며 지난 20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직은 조심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돗자리를 깔고 친구 두 명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70대 여성 장모 씨는 "추워서 집에만 있었는데 이제 날도 풀리고, 맨날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서 나왔다"며 "꽃이 얼마나 예쁘게 피었는지 봐봐요. 봄이 너무 좋다니까"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어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오면서까지는 계속 썼다. 나이가 있으니까 대중교통에서도 꼭 쓰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야외에서라도 벗어야지 얼마나 답답한가"라고 물었다.

연차를 쓰고 부모를 모시고 왔다는 20대 직장인 이유경 씨는 "꽃이 너무 예쁘게 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유독 이번 겨울이 길게 느껴졌는데 마스크를 벗고 바람을 쐴 수 있어서 좋다"고 즐거워 했다.

노마스크를 놓고는 부녀 생각이 조금 달랐다. 유경 씨가 "야외까지 쓰고 있기엔 답답하다"고 하자 옆에 있던 아버지는 "아직 코로나 안 끝났는데 조심해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예상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아직은 불안해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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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을 걷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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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일대에서 열리는 영등포여의도봄꽃축제는 4월 4~9일 진행된다. 주최 측은 이날부터 하루 100여 명의 인원을 투입해 질서유지를 관리하고 있다.

안전관리 관계자는 "(안전요원 인원을) 많이 투입했다. 4년 만에 노마스크로 축제가 열렸고, 마스크도 벗고, 날도 풀리고, 꽃도 피었지만 불상사가 없어야된다. 단 한 명의 시민이라도 다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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