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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태효에 밀렸다’ ‘블랙핑크 때문’…김성한 사퇴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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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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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고개를 갸우뚱 하는 정황이 많아서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갑작스럽게 자진사퇴의 변을 내놨다.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언급하면서다.

김 전 실장의 경질설은 이전부터 나왔었다.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사퇴하고,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교체되면서 외교·안보라인 물갈이 조짐을 보여서다.

그럼에도 김 전 실장의 사퇴는 갑작스러웠다. 이달 2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시기, 또 사퇴 전날까지도 대통령실에서 사퇴 가능성을 부인했다는 점에서다.

거기다 김 전 실장이 사퇴한 날 윤 대통령은 곧바로 조태용 신임 실장을 내정했다. 주미대사로서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국내에 머무르고 있었던 조 실장은 내정 이튿날 곧바로 대통령실 청사에 출근해 업무에 돌입했다. 즉, 이미 안보실장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부자연스러운 정황이 김 전 실장의 사퇴를 두고 구설수가 이어지는 이유다.

먼저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났다는 추측이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김 전 실장과 김 차장 간에 다소 알력이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두 인사는 각기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과 사저인 서울 서초 아크로비스타 이웃주민으로 가까운 사이라 알력에도 균형을 이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윤 대통령이 김 차장에 기울게 된 계기를 맞았고 결국 김 전 실장이 밀려났다는 설이다. 계기는 한일회담에 대해 두 인사가 견해차가 있었는데, 일본에 과감한 제안을 해야 한다는 김 차장의 의견이 윤 대통령의 생각과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김 차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분위기라는 점이다. 상사인 김 전 실장에 김 차장의 직속 비서관인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교체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달 30일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태평양지역회의에도 참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김 차장에 문제가 있거나 경질하려 했다면 김 실장과 함께 교체되지 않았겠나”라며 “오늘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업무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조태용 신임 실장이 지난달 30일 각오를 밝히면서 “안보실을 포함한 대통령실 전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내부갈등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 전 실장의 사퇴 계기가 윤 대통령 미 국빈방문 중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 합동공연 일정조율 잡음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국내외 언론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서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협연 무대가 예정돼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특히 해당 공연은 미 측에서 제안했는데,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에서 이를 윤 대통령 보고에 누락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 후 김 전 실장이 전격 사퇴하자 공연 일정 조율에서 엇박자를 낸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큰 인사가 나는 게 아니다. 큰 흐름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문제의 공연 일정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는 점에서 김 전 실장 사퇴 이유로 이어지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읽힌다.

[이투데이/김윤호 기자 (ukno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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