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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6회 이후 이민석·김원중 제외 다 무너진 롯데 불펜, 그래서 더 빛난 6R 좌완 신인의 쾌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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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 김원중 빼고는 결국 다 무너진 ‘거인 군단’의 불펜, 그래서일까. 6라운드 신인의 쾌투가 더 대단해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12로 통한의 역전 패배를 당했다.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아쉬운 패배.

장단 14안타, 10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등 7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한동희 제외 롯데 타선의 힘은 분명 강했다. 그러나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했던가. 이날 롯데 마운드는 무려 12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9점을 불펜진에서 허용했다.

매일경제

이민석, 김원중 빼고는 결국 다 무너진 ‘거인 군단’의 불펜, 그래서일까. 6라운드 신인의 쾌투가 더 대단해 보인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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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이후 등판한 롯데 불펜 투수 중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건 이민석과 김원중이 유이하다. 5명의 투수가 실점을 내줬다. 핵심 불펜 김도규와 구승민 카드도 꺼냈으나 결과는 같았다. 김원중 대신 연장 11회에 나선 문경찬은 안타, 안타, 끝내기 홈런을 연달아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일까. 선발 투수 댄 스트레일리 이후 등판한 좌완 신인 이태연의 1이닝 쾌투가 돌아보면 대단해 보인다. 8-3으로 앞선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고 해도 2만 3750명이 가득 찬 잠실에서 데뷔 경기를 치르는 신인이 자신의 공을 마음껏 뿌렸다는 건 그만큼 그가 가진 담력과 배짱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태연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3순위(전체 53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올해 신인 선수다. 워낙 좌완 불펜이 부족한 롯데에서 그는 6라운드 지명 신인임에도 많은 기대를 받았고 또 많은 기회를 얻었다. 김민석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을 정도로 내부 평가도 좋았다.

그리고 결과도 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7경기 등판, 18명의 타자를 상대해 단 1개의 안타만 맞았다. 실점은 없었다. 볼넷은 2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도 2개를 잡아냈다.

개막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일한 좌완 불펜이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직후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다. 많이 놀랐다”며 웃음 지었던 그가 이제는 정규시즌 개막전, 팀의 유일한 좌완 투수로 나서게 된 것이다.

기회도 빨리 찾아왔다. 선발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5회를 마치고 교체됐다. 롯데 벤치는 김재환-양의지-강승호로 이어지는 두산 중심 타선에 맞서 ‘이태연 카드’를 꺼냈다. 점수차가 컸다고 해도 꽤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이태연은 첫 타자 김재환과의 승부에서 145km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양의지에게 3-0까지 몰렸으나 결국 뜬공으로 처리, 마지막 타자 강승호 역시 김재환과 마찬가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내며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140km대 중반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그러나 이태연의 강점은 무엇보다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잠실 만원관중 앞에서 신인 투수가 자신의 공으로 정면 승부를 펼쳤다는 것은 분명 예사롭지 않은 부분이다.

서준원의 이탈로 인해 분위기가 좋지 못했던 롯데에서 이태연과 같은 신인의 깜짝 활약은 가뭄에 단비가 내린 것과 같다. 물론 이태연과 이민석, 김원중을 제외한 롯데 불펜진이 전멸하며 개막전 역전패를 내준 건 돌아봐야 할 일. 그럼에도 부족함을 떠나 거의 없어 걱정이었던 좌완 불펜 고민을 이태연이 덜어줬다는 건 분명 수확이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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