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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반성했다"는 이유로 반복된 음주운전에도 2심서 감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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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국민 법감정 고려해 음주운전 가중처벌해야"

연합뉴스

음주운전 차 어린이보호구역 돌진, 9세 초등생 사망
(서울=연합뉴스) 대전 둔산경찰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인도를 덮쳐 초등생 1명을 숨지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로 6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2시 21분께 만취 상태로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도로를 달리다 9살 B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당시 사고 현장 모습. 2023.4.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음주운전으로 처벌받고도 또 음주운전을 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이 반성했다는 이유로 감형되거나 형이 유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전에서 만취운전자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초등생이 숨진 사고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손현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7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5월 21일 서산시 지곡면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 맞은 편에서 오던 승용차를 충돌해 상대편 운전자(49·여)에게 상처를 입히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8월 14일께 서산시 한 아파트 도로 9.5㎞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48%의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도 받는다.

연합뉴스

음주운전대책과 실효성(CG)
[연합뉴스TV 제공]



1심 재판부는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도주치상 사건으로 재판받던 도중 또다시 무면허 음주운전을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의 건강 상태와 나이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2심 역시 "음주운전으로 3차례 벌금형, 무면허 운전으로 1차례 집행유예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범행해 준법의식이 미약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피고인이 고령이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을 기각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4월을 선고받은 B(63)씨도 2심에서 잘못을 반성한 점 등이 참작돼 징역 1년으로 감형됐다.

B씨는 2021년 7월 1일 오후 6시 24분께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한 도로에서 4.7㎞ 구간을 혈중알코올농도 0.196%의 만취 상태로 면허도 없이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과거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등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치상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재범을 저질렀다"며 징역 1년 4월을 선고받았는데, 2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9월 6일 오전 3시께 충남 홍성군 홍북읍 한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78% 상태로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재판에 넘겨진 C(54)씨 역시 여섯 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을 이유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차량을 처분하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 점 등이 고려돼 징역 8월로 감형됐다.

경찰 통계를 보면 음주운전 적발자 중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의 비중은 2016년 44.5%, 2017년 44.2%, 2018년 44.7%, 2019년 43.7%, 2020년 45%에 이른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쿨존 어린이 사망사고의 경우 '민식이법'을 적용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등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얼마든지 음주운전에 대한 가중처벌이 가능하다"면서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해 법정형의 '하한'이 아닌 '상한' 기준에 가깝게 선고하는 등 판사들부터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 스쿨존 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배승아(9)양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고 다른 9∼12세 어린이 3명이 다쳤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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