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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초등학생 사망으로 분위기 안 좋다”… 음주운전 구제카페에 올라온 글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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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음주운전을 하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걷던 배승아(9)양을 치어 사망하게 한 전직 공무원 A(66)씨가 만취상태로 차량에 탑승하는 CCTV 영상.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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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차에 치인 배승아(9)양이 끝내 숨지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음주운전 처벌 회피 방법을 공유하는 카페에서는 승아양 사건으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다며 처벌을 우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2일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행정처분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 심정을 털어놓고 경험을 나누는 ‘행사모’ 카페에는 “대낮 초등학생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사건으로 지금 분위기가 많이 안 좋다” “현재 구공판 기다리는 분 잠도 안 올 것 같다” 등 음주운전 처벌을 우려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승아양 사건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한 것을 의식한 글들이다. 행사모는 음주운전 처벌 감형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곳으로, 음주운전 구제 카페로도 불린다.

이 같은 글에는 공감 댓글이 달렸다. “그러게 걱정이다” “구공판 앞뒀는데 걱정이 태산” “최악의 상황이다. 윤창호 사건 이후로 제일 심각하다” 등이다. 윤창호 사건은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에서 육군 병사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사건이다. 당시 유족과 지인들이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면서 2회 이상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 불응 시 가중처벌 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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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양 사건으로 분위기기가 좋지 않다며 음주운전 구제카페에 올라온 글. /행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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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모의 글들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퍼졌고, 네티즌들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음주운전 사고로 초등학생이 사망했는데도, 대부분 자신이 받을 처벌을 걱정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해야 한다” “음주운전 해놓고 승아양을 들먹이다니 뻔뻔하다” 등 댓글을 남겼다.

승아양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5일 올라온 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글에는 음주운전으로 3번 적발됐다는 작성자가 운전면허취득 결격기간 2년을 받아 난감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작성자는 “각종 면허들이 한방에 다 날라가버리니 참 미칠 지경”이라며 “면허 살리겠다는 의지는 많지만, 음주운전 3진 아웃이라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면허만 살릴 수 있다면 몇백만원이라도 투자하고 싶다”며 “모두 힘내시고, 경험이라 생각하고 이 아픔 잘 이겨내도록 하자”고 했다.

이 글은 뒤늦게 화제가 됐고, 네티즌들은 “답도 없는 3진. 음주 좀 그만 하세요” “양심도 없고 철도 없다” “평생 속죄해도 부족한테 신세 한탄을 하고 있다” 등 비판을 이어갔다. 해당 글은 현재 행사모에서 삭제된 상태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2시21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교차로에서 전직 공무원 A(66)씨가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아 승아양을 포함한 어린이 4명에게 돌진하는 일이 벌어졌다. 승아양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나머지 어린이 3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검거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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