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는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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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낮 만취 운전으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도를 덮쳐 배승아양(9)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17일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도로교통법 위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전직 공무원인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21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만취 상태로 좌회전 한 뒤 도로 연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맞은 편 인도를 걷던 초등학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배양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9일 오전 1시께 끝내 숨졌다. 부상을 입은 다른 초등생 3명 중 1명은 뇌수술을 받고 1명은 실어증에 빠져 치료를 받았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숨진 배승아 양의 친오빠 승준씨(왼쪽)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음주살인운전자 신상 공개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안 발의 예정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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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앞서 경찰은 A씨에 대해 민식이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수사해 왔다. 이후 A씨가 지인과 모임을 가진 식당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기 까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며 당시 상태에 대해 살핀 결과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까지 추가 적용했다.

위험운전은 술이나 약물 등에 의해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경찰은 또 당시 A씨와 함께 모임을 가졌던 지인 8명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조사했으나 방조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차를 가져온 A씨의 음주를 만류했다는 지인들의 공통된 진술과 당시 A씨가 자리를 먼저 빠져나와 운전대를 잡았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한편, A씨는 구속 전 둔산경찰서 앞에서 "유가족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감속하는 등 노력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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