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에 따르면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한 유족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한 첫 사례다. 앞으로 제3자 변제에 동의한 다른 9명의 피해자 유족들도 변제가 진행됨에 따라 차례로 관련 소송을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씨 유족이 취하한 주식특별현금화 매각명령 사건은 생존 피해자인 이춘식 씨를 비롯해 다른 원고들이 있는 사건이라, 여씨 유족이 취하하더라도 심리는 그대로 진행된다.
여씨는 1997년 일본 법원에 일본제철을 상대로 배상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3년 최종 패소했다. 이춘식씨 등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2005년 국내 법원에 같은 취지의 소송을 냈다. 여씨 등은 1·2심에서 패소했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고, 재상고심을 거쳐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일본제철이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여씨의 유족 등은 일본제철의 한국자산인 PNR 주식 8만1075주를 압류하고 이를 현금화 해달라는 주식압류 및 주식특별현금화 매각명령 소송을 2018~2019년 각각 제기했다. 1심을 맡았던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였다. 일본제철이 항고했지만 2심을 맡은 대구지법 역시 여씨 유족 등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제철의 재항고로 대법원은 주식특별현금화 매각 명령 사건을 심리 중이었다.
지난 2018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가 확정된 강제징용 피해자는 총 14명이다.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를 포함해 재단이 제3자 변제 대상으로 꼽은 피해자는 총 15명이다. 이 중 12명은 소송 과정에서 사망해 유족이 소송을 이어받았고, 현재 생존자는 3명이다.
재단에 따르면 15명 중 10명의 유족은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동의했다. 이춘식·김성주·양금덕 생존피해자 3명과 사망 피해자 2명의 유족은 제3자 변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제3자 변제 금액은 1인당 약 2억~2억8000만원이다.
한편 재단의 ‘제3자 변제’ 대상인 15인의 피해자 외에도 강제징용·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법정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고등법원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미쓰비시 중공업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및 손해배상 소송 등 3건이, 중앙지법엔 일본제철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등 13건이 진행 중이다.
김정연·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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