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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태국 '젊은 야권 돌풍', 꽉 막힌 미얀마 유혈 사태 해결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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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잡으면 민주 정부 지원 늘릴 듯"
태국 군부 묵인, 아세안은 미온적 태도
간여 대신 자국 피란민 돕는 방안 유력
한국일보

15일 태국 방콕에서 피타 림짜른랏(오른쪽 두 번째) 전진당 대표와 당원들이 승리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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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전진당이 승리하면서 미얀마 사태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태국 군부 정권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그간 ‘내정 불간섭’을 이유로 미얀마 군부 정권의 잔혹행위에 눈감았는데, 전진당이 집권하면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과 미얀마는 남북으로 2,401㎞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권 중시 외친 만큼 외면 안 할 것”


아세안 10개국 국회의원으로 이뤄진 인권단체 ‘아세안인권의원협회(APHR)’ 찰스 산티아고 대표는 미국 보이스오브아메리카에 “전진당은 인권에 대한 입장이 확고해 정권을 잡으면 미얀마 군부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미얀마 문제 역시 빠른 해결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그레그 레이먼드 호주 국립대 교수를 인용해 “태국 정권이 교체된다면 미얀마 군부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반군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얀마 국민들 역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독립언론 프런티어미얀마는 전진당 승리 소식을 전하며 “전진당의 인권 관련 신념이 명확한 만큼 앞으로 (미얀마 상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세안 사무국에서 동남아 외무장관들이 미얀마 상황 관련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자카르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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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이끄는 태국 군정은 미얀마 군정을 묵인해왔다. 미얀마를 비난하면 쿠데타로 집권한 자신들의 입지가 불안해지는 데다, 천연가스·원유 상당량을 미얀마에서 수입하는 탓이다. 아세안 역시 ‘회원국 내정에는 간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2021년 2월 미얀마 쿠데타 이후 실질적 조치를 한 적은 없다.

“마이웨이 어려울 것’


다만 군부가 물러난다 해도 태국이 '마이웨이'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아세안 10개국은 개별 국가가 아닌 ‘블록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왔다.

아세안 지역 전문가 카위 총키타완 태국 출라롱꼰대 국제안보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일보에 “태국의 정권 교체는 그간 아세안 정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새 정권이 들어설 경우 외교 정책은 동일한 경로를 유지하는 대신, 태국 내 미얀마 피란민에 대한 인도적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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