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구조요청부터 음주운전 단속까지” 시민안전 지키는 ‘안양 스마트도시통합센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기 안양시청 내 위치한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방금 운전대를 잡았어요. 빨리 출동해야 할 것 같아요”

경기 안양시청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관제요원은 지난달 27일 오후 10시50분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차 안에서 남녀 2명이 무언가를 마시는 모습을 포착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그가 영상을 확대해보니 이들이 마신 것은 다름 아닌 ‘술’이었다. 설마 하는 순간도 잠시, 10여분 남짓이 지나자 이들은 이내 차에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관제요원은 즉시 112에 신고했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5분 만에 공원으로부터 200여m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다. 확인 결과 운전자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71%, 면허 정지 수치였다.

스마트도시통합센터 벽면에는 가로 25m, 세로 3m의 대형 스크린이 띄워져 있다. 스크린에는 24시간 내내 시내를 비추는 수백 대의 CCTV 영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총 40여명의 관제요원들은 영상들을 살피며 특이사항이 없는지를 살핀다.

인공지능(AI)은 사람과 사물을 구별하고 평상시와 다른 특이한 동향이 있으면 관제요원들에게 알림을 띄운다. 관제요원들은 이를 일일이 확인해 살핀 뒤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각 소방이나 경찰에 알리고 있다.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는 지역 내 CCTV를 활용해 범죄 예방과 시민들을 위한 안전 조치에 활용하는 시설이다. 교통, 방범, 불법 주정차단속 CCTV 등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영상정보를 연계·통합해 사용한다. 이처럼 지역 내 각기 다른 역할의 CCTV를 통합해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서 안양시가 유일하다.

안양시 관계자는 “그동안 각기 다른 영상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선 개별적인 권한을 가지고 접근해야 했지만 안양시는 이를 통합해 구축했다”면서 “이 때문에 범죄 용의자 추적 등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도시통합센터는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홀몸 노인들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양시는 앞서 홀몸 노인들이 거주하는 16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안심단말기’를 보급했다. 노인이 ‘사람 살려’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음성을 인식해 시청사 내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 자동으로 호출된다. 호출을 받은 센터는 119와 112에 알려 병원이송 등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출동하는 119구급차를 위해 최단 거리를 안내하고 즉시 이동할 수 있게 신호를 단축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 3월 26일에는 ‘어지럽다’고 말하는 A씨(83)의 요청을 받고 즉시 119 출동 신호를 보냈다. 검사 결과 A씨는 뇌졸중으로 확인됐다. 자칫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었지만, 신속한 조치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A씨처럼 도움을 받은 홀몸 노인은 213명에 달한다.

스마트도시통합센터를 벤치마킹하려는 지자체나 해외 기관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2009년 3월 구축 이후 2023년 2월까지 국내 1284개 기관에서 1만5641명, 해외 134개국 612개 도시에서 5014명 등 총 2만655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스마트도시통합센터를 방문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CCTV를 4 차 산업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하고 경찰서와 긴밀하게 협력해 다양한 사건·사고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면서 “스마트 안심단말기를 통해 취약한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 안전도시 안양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 삼성 27.7% LG 24.9%… 당신의 회사 성별 격차는?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