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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핵심 공급망 中의존도 낮추겠다"… 공동성명에 못박은 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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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시마 G7정상회의 ◆

매일경제

의장국 일본의 초청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 윤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팜민찐 베트남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윗줄 왼쪽부터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히로시마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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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의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경제, 군사안보, 기술, 인권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중국 견제 메시지를 명확하게 반영했다. 이번 성명은 1년 전보다 중국을 향한 견제가 훨씬 명확해졌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도 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G7 국가들의 사실상 첫 공동성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중의 첨예한 갈등 구도에서 그동안 유보적인 자세를 견지했던 유럽 국가들이 미국 손을 들어줬다. 다만 중국과 관계를 건설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점과 '디리스킹(위험 완화)'을 명시해 미·중 갈등이 지구촌 전체의 갈등과 파멸로 번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도 방점을 찍었다.

아울러 G7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고, 북한의 핵실험 같은 무모한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모인 G7과 북·중·러 대결 구도가 더욱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G7은 모두 66개 항목으로 구성된 '히로시마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비시장적 행태와 경제적 강압, 남태평양 영유권 주장과 군사기지화, 대만 위협, 인권 탄압을 모두 언급하고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면서 단합된 대응을 명문화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G7 차원에서 중국 문제에 전례 없는 공조라고 평가했다.

G7은 공통의 이익이나 세계적 도전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불공정한 행태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G7은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과 다양성을 인식한다"며 "자국 경제 활력에 투자하면서 핵심 공급망의 과도한 (중국) 의존을 줄여나가겠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G7은 △세계 경제를 왜곡하는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 해결 △ 불법적인 기술 이전과 데이터 공개 같은 악의적인 관행 대응 △경제적 강요에 맞서 탄력성 강화 △중국과의 무역 투자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선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특정 기술 보호 등을 공동성명에 반영했다. G7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집단적으로 평가하고 대응하며 억제하기 위한 별도 플랫폼도 발족하기로 했다.

G7은 중국의 군사적 현대화에 쓰일 수 있는 첨단기술 분야에 들어가는 투자 규제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자국 기업의 외국 첨단기술 분야 투자는 각국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이는 안보 측면에서 기존 수출 통제, 해외에서 자국 첨단기술에 투자하는 인바운드 투자 사전심사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7은 동맹 및 파트너국들과 함께 안정적인 핵심 기술 공급망 구축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는 전날 대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하고 청정에너지, 반도체, 핵심 광물, 양자 등 전략적 기술투자를 촉진하는 민간 주도 '쿼드 투자자 네트워크(QUIN)'를 발족하기도 했다.

G7은 중국의 군사적 야욕을 상당히 경계했다. G7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로 영향력을 넓히는 중국에 심각한 우려를 전하면서 "힘이나 강압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떠한 일방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공동성명에 반영했다. 또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광범위한 해상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활동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찰풍선 사태 이후 냉각된 미·중관계에 대해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화물차 두 대 분량의 정찰 장비를 싣고 있던 실없는(silly) 풍선을 격추한 사건이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서 얻은 선의를 약화시켰다"며 "아주 조만간 해빙되기 시작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분리(디커플링)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제거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다변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G7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추가 도발 시 강력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을 향해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밖에 G7은 공동성명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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